Erbitux Series 1. 왜 접수거절(refuse-to-file)통지를 받았나? (임상의 진실…인간의 불완전성 그리고 디테일에 숨는 악마)

  1. 왜 접수거절(refuse-to-file, RTF)통지를 받았나?
  2. 대형제약사와 바이오텍
  3. 과학과 돈, 그리고 감옥
  4. 신약허가와 주가 (FDA와 SEC)
  5. Carl Icahn 그리고 주주 자본주의
  6. 애정과 배반 그리고 특허
  7. 인수와 합병
  8. 에필로그

FDA Logo

임클론사의 접수거절 통지 사유를 이야기해 보자. 우선 배경지식들을 좀 쌓아보자.

1. FDA의 업무 개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국내의 행정체계로 하면 청(agency)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 (보건복지부)에 소속되어 있다. 하지만 청장 (commissioner)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Senate)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쳐서 동의를 얻어야 임명이 되는 매우 중요한 직책이다.

그 이유는 FDA가 관장하고 있는 품목들인 식품,의약품, 건강보조식품, OTC, 백신, 혈액제제, 의료기기, 화장품 그리고 동물용제품들은 약 1천조 ($1 trillion) 가치의 품목들로 미국 소비재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수입품목들의 1/3을 차지하는 품목들이기 때문이다.

의약품만 따지면 약 2,750억불 상당의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 및 임상진행 허가/관할, 그리고 사후절차를 규제하고 있다. FDA의 연간예산이 2012년 회계년도 기준으로 47억불이며 그 중 약 20억불이 제약회사들의 user fee (각장 심사시에 부담하는 금액으로 로 NDA의 경우 약 1.2백만불, 후속신청이나 임상자료가 없는 신청의 경우는 약 60만불)할당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이 심사료를 통해서 FDA의 재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FDA는 신약개발 회사들에게 좀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당히 다양한 제도 (Fast-track, priority review, special protocol assessment, breakthrough designation, 74-Day Letter 등)을 시행하고 있다.

2. NDA란?

FDA는 신약개발의 촉진과 합리적인 규제를 위해 Sponsor(임상시험후원기업)과의 다양한 의사소통제로를 가지고 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Overview of FDA-Sponsor Communications

단계별 FDA-Sponsor 미팅들. Pre-IND meeting은 의무는 아니고 권고사항임.

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연구개발단계 의약품은 인체 투여를 하기 위해서 동물에서의 유효성(efficacy), 안전성(safety) 그리고 생산관련 기준및 시험방법 (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자료들을 정리해서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조건부 임상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FDA는 주로 피험자들의 불필요한 위험노출이 없는지의 안전성 측면에서 IND를 심사한다. FDA에서 30일 이내에 의견이 없으면 일단 업체는 임상1상을 진행할 수 있다.

임상 1상과 2상을 완료한 후 개발자 (sponsor,임상시험후원기업)는 FDA와 “임상2상후 미팅( End-of-Phase 2 meeting)“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이 미팅을 통해 허가 제출 자료의 핵심이 될 광범위한 임상인 3상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하게 된다.

임상 3상이 완료된 이후 개발자는 유효성, 안전성, 그리고 생산관련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들을 총 정리하여 FDA에 신약허가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을 하게 된다.

NDA 자료가 제출이 되면 FDA는 60일 이내에 본격적인 심사에 앞서 자료들이 기본적인 결격사유가 없는지, 심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충분히 제출이 되었는지 등을 검토하는 예비심사기간을 거친다 그리고 심사결과에 따라 NDA 접수, 혹은 접수거절(refusal-to-right) 통지를 하게 된다.  만일 접수 결정이 나면 소위 74-Day Letter, 정식명칭은 Filing Review Notification이라는 형태의 절차를 통해서, NDA신청 후 74일 이내에 제출서류에서 어떤 이슈가 있는지를 본심사 전에 개발자에게 알려주고,  또한 해당 약물이 표준심사(standard review, 10개월 소요)에 해당되는지 혹은 해당 의약품이 중요성이 있어 우선심사(priority review, 6개월 소요)를 검토하여 통보하게 된다. 74-Day Letter는 심사에 대한 조기 소통을 통한 개발자들에게 심사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절차 이후 본심사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신약의 허가 혹은 불허가 혹은 추가자료 제출 요구 등의 행정행위를 하게 된다.

4. 왜 RTF 통지를 받나?

앞에서 보았듯이 RTF(refusal-to-file)통지는 제출한 NDA가 본심사에 앞서 60일간 시행하는 예비심사과정에서 자료가 본심사를 진행하기에는 부족하거나 현격한 자료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런 접수거부통지를 받는 경우들이 1998년부터 2005년까지 경우를 보면 28건 정도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1년에 다섯건 정도 있는 셈이다 (자료원 2).

RTF 유형별 분류

위의 표에서 알수 있지만 일부는 자료의 취합과 편집상에서의 오류 (electronic filing이나 filing category)이지만, 다수는 임상자료, 생산관련자료 그리고 전임상자료와 같은 매우 본질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이다. FDA의 통지의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어 하나하나의 사례들의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임클론의 경우는 워낙 사안이 큰 화제가 되었고, 2002년도 미국 국회 청문회까지 열리면서 자세한 내용들이 파헤쳐 졌던 건이어서 다행히도 아주 상세한 내용들이 알려졌다.

이제 본론이다. 그럼 BMS (지금이야 스스로를 Big biotech이라고 낮출 정도로 조촐해졌지만 그래도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big pharma로 지칭되었었던 존경받는 미국회사)가 무려 지분투자를 1조1천억원 (10억불)이나 했던 ImClone이 제출한 NDA가 왜 본심사도 들어가지 못하고 문전에서 RTF통지를 받았을까?

5. 어비톡스의 NDA는 무엇이 문제였나?

본 내용은 자료원 중에서 하바드대학교에서 구성한 자료인 “Placebo or Panacea: The FDA’s Rejection of ImClone’s Erbitux Licensing Application(자료원 3)” 에서 얻은 내용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1) NDA 에 제출한 주요 임상시험(9923과  0141의 배경)

FDA 에 2001년에 허가를 위해 제출된 임상시험(흔히들 pivotal study라고 한다)은 사실 임상3상이 아니였다. 임상 2상 시험 중 9923이라 번호매겨진 시험은 총 139명의 5FU와 이리노티칸(irinotecan)이라는 2차 약제를 사용해도 종양 크기가 억제되지 않는 불응성 환자(refractory patient)를 위한 3차 약제로서의 효력을 보기 위한 시험이었다. 그런데 임상 완료 후 중간결과가 나오고, 아직 최종분석은 나오지 않았을 때인 2000년 8월,  FDA와 미팅을 하면서 이 정도면 허가가 날 수도 있다는 고무적인 반응을 얻었다.. FDA의 이야기인 즉은 1) 대상환자들이 irinotecan 불응성 환자이고, 2) 부분관해 (혹은 부분반응,  PR, partial response, 종양의 크기가 50%이상 줄어드는 경우. 보통 CT나 초음파 혹은 MRI 등 이미지 장비를 통해 측정한다)가 총 환자의 15% 이상이고 3)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경우 임상2상 결과이지만 허가를 내 줄 수 있는 정도의 자료라는 것이다.  엄청난 희소식이다.

2001년 5월 최종보고서가 나온 후 12일에 ASCO에서 결과를 발표하면서 언론에도 결과를 공표했다.

– 139명 중 분석가능한 120명의 환자 중 27명에서 종양의 크기가 50%이상 감소하여  PR ratio가 22.5%

– 종양이 크지 않는 기간은 186일

요즘 뜨고 있는 맞춤의약 항암제들의 반응률(CR+PR)이 50%를 훌쩍 뛰어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해 보이지만 그 당시는 고무적이었다.

이에 FDA는 허가를 위해 추가적인 작은규모의 임상시험하나 더를 요구했는데…. (임상3상이 아니고, 작은 규모의 시험이니 정말 감지덕지다….)  9923에서는 Erbitux와 irinotecan을 같이 썼는데, irinotecan이 독성이 심한 약물이기 때문에 뷸웅성 환자에서 써야만하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규모의 irinotecan 불응성 환자들에서  Erbitux만 써서 임상을 해 보길 권했다.   즉 Erbitux 단독투여의 경우보다 9923(Erbitux+irinotecan)의 결과가 좋으면 이리노티칸이 독성이 었더라도 함께 써야 한다는 근거가 확실히 생기는 것이다.

이래서 0141 임상이라는 실험을 하게 되는데 57명의 이리노티칸 불응성 말기대장암 환자들이 시험에 등록되었고 6명에게서 PR이 나타나서 PR ratio가 10.5%가 되었다. Erbitux/irinotecan 병영투여의 PR ratio가 22.5%이니 0141시험에서의 PR ratio 는 낮을 수록 좋은 법….

이러한 결과를 10월 12일에 얻고는 바로 NDA를 11월에 제출한 것이다.

(2) 치명적인 문제점들…

그런데 막상 NDA 제출 후 FDA에서 각종자료들을 차근차근 보다 보니… 황당한 일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것은 9923[이리노티칸 불응성 환자에서의 이리노티칸/Erbitux 병용투여 약효 시험]에서 발견되었다.

[참고: EOP2미팅 등 다른 미팅에서는 임상 시험결과들을 정리해서 발표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의 원(시)자료(raw data)에 해당되는 임상 과정에서 나오는 차트, CT 그림, 환자 모집시 측정자료 등은 제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NDA에서는 임상에서 나오는 모든 원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하게 되어 있다.]

여러가지 사소한 문제 중에 가장 큰 문제는  피험자 적격기준(eligibility)의 위반이었다.

– 시험계획상으로는 9923 시험의 피험자들은 5FU와 irinotecan을 써서도 종양이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irinotecan-refractory patients)이다. 그런데,  실제 수행된 9923시험의 환자들 139명 중에서는 최소 11명의 환자에서는 불응성이라는 것을 입증해줄 CT 촬영 기록들이 없었고, 불응성이라고 판정이난 환자들 중에도 연구자들의 “임상적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irinotecan불응성이 확인이 안된 환자에서는 나타난 약효가 irinotecan 때문인지 아니면 Erbitux 때문인지 판단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ImClone에 1조1천억원이나 지분투자하고 업프런트로 이미 2천2백억이나 지불은 BMS가 FDA로부터 NDA 접수거절 통지 후에 다시 확인해 보니 분석가능한 환자 120명 중 30.8%인 37명은 피험자 적격기준에서 하나의 항목에서 부적절했고, 8명은 둘 이상의 항목에서 부적격이었다.

다른 문제는 9923시험에서 이리노티칸의 복용 주기와 용량을 시험계획서와는 다르게 환자들 중 17명에게는 임의로 조정했다는 것이다.

결국 요약발표자료에 나온 자료를 근거로 매우 희망적으로 보았던 FDA도 실제 NDA 제출 후 원자료들과 비교해 보면서 매우 황당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신속(fast-track)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Erbitux에 대해서 NDA 접수거절통지를 냈던 것이다.

결국 FDA로부터 임상2상 결과에 대한 회의 과정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받은 ImClone은 자신들의 허술한 자료를 그대로 FDA에 제출한 것이다.

Eligibility example

Eligibility examplewww.clinicaltrials.gov에 나오는 임상실험 정보에 나와 있는 Eligibility의 예

 


필자의 경험으로 판단해 보아도… 발표 장표(presentation slide)에 나오는 그래프나 표 등에서 인상적인 결과들을 보았으면 그 결과들을 만드는데 사용된 원자료(raw data)들과 원자료 처리 방식(통계 처리 등)등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가끔 연구자들이 이쁜 장표가 필요해서 고의적으로 raw data를 편향되게 가공하거나, 일부 불리한 raw data를 제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엄청난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신약연구개발에서는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제약회사에서는 Quality Assurance (풀질보증)이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즉, 만들어지는 자료들이 오류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기록하여서 (기록자/수행자의 날인 및 감독자의 날인이 포함되게)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문제를 되짚어 볼수 있고 (Traceability) 또한 누구의 문제였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Accountability) 체계/시스템을 갖추는 것이고, 또한 이러한 활동을 하는 조직(QA 조직)이 회사의 다른 부서의 이해관계와는 독립되도록 하며, 최고결정권자에 가능하면 직접보고를 할 수 있도록 조직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너 (특정한 누구)”를 못 믿어서가 아니고 “인간자체”가  불완전 (인지recognition 혹은 수행performance 능력의 불완전과 함께 유혹으로부터의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상호 견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파워포인트나 키노트로 발표하는 아름다운(?) 장표에 쉽게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아름다운 장표가 나오는 과정에서 인위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자료가 왜곡되거나 선별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은 “사람”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매우 큰 돈이 걸려있는” 시험임과 동시에  “1+1=2” 방식의 답이 나오는 시험이 아니기에 알게 모르게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고, 때로는 불명확한 부분들이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측정법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도 그러하다…

Detail…… 악마가 머무는 곳이면서 동시에 천사(serendipity)가 머무는 곳이다..

이 아주 세세한 Detail까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전문가다운 모습은 모든 분야에 필요하지만, 특히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임상시험에서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보완하자…

속지말자 화장빨……. 속지말자 장표(Slide)빨… 그래서 마지막 디테일까지 최선을 다하는 연구자들이 되시길…. 

 


참고… 항암제 임상 시험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

완전관해 혹은 완전반응: complete response, 임상적으로 종양이 완전히 없어진 경우

부분관해 혹은 부분반응: partial response 종양의 크기가 50% 이상 감소한 경우

불변: no change 병소의 크기가 변화가 없는 경우

진행성 병변: progressive disease PD: 종양의 킈가 25% 이상 증가하거나 새로운 병소가 생긴 경우

종양의 크기는 X-ray, 초음파검사, 골스캔, CT, MRI 등을 이용하여 측정한다.

반응기간: 처음반응을 보인 때부터 암이 다시 자라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

생존기간: 치료시작 첫날부터 사망하기까지의 기간

무진행생존(progression free survival): 종양이 크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

 


자료원 1. Wikipedia [위키피디아에서 NDA, FDA 등으로 검색하여 얻은 자료들]          http://en.wikipedia.org/wiki/FDA,  혹은  http://en.wikipedia.org/wiki/New_Drug_Application)

자료원 2.  Findings: Issues and Communication: Independent Evaluation of FDA’s First Cycle Review Perfomance-Final Report (http://www.fda.gov/ForIndustry/UserFees/PrescriptionDrugUserFee/ucm127153.htm)

자료원 3. Placebo or Panacea: The FDA’s Rejection of ImClone’s Erbitux Licensing Application (하바드대 법대의 학생이 임클론의 사례를 주로 법규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한 자료) (Z)

자료원 4. 위의 자료를 재구성한 자료 ( http://www.klgates.com/files/tbl_s48News/PDFUpload307/10127/hron.pdf)

자료원 5. 유럽 EMA 허가자료 (http://www.ema.europa.eu/docs/en_GB/document_library/EPAR_-_Scientific_Discussion/human/000558/WC50002911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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