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 기고] 바이오 1세대 벤처창업자들, 새도전 나서야….// [칼럼]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멘토나 엔젤 어떤가”

데일리팜에 2015년 10월 6일자로 게재된 컬럼이다.

바이오 1세대 벤처창업자들, 새도전 나서야
[칼럼]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멘토나 엔젤 어떤가”

추석과 함께 2015년도 세 분기가 지나갔다. 오래 기억에 남을 해이면서, 다가올 향후 5년간 갈 방향이 제시되고 있는 한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의 조류가 바다위 바람의 흐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심해의 흐름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도 쉽게 바람과 그로 인한 잔물결에 시선과 관심을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제약바이오 시즌 2014년과 2015년의 특징을 생태계 참여자들의 변화를 중심으로 몇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1. 새로운 자본가들의 출현

한국에서 바이오에 투자하는 자금은 2000년도부터 꾸준히 창업투자사(venture capital) 자본이었다. 창투사가 운영하는 펀드에 자금을 공급하는 출자자 (보통 LP, limited partner)들의 구성을 본다면 한국 VC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의 현재 펀드들의 LP를 보면 직간접으로 정부와 연관된 자금은 거의 없다. 실리콘밸리 및 그를 뒷받침했던 VC들이 캘리포니아에 먼저 형성된 것이 Capitol Hill (워싱턴 정치가)와 가장 멀리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VC는 정부와는 상관없는 투자그룹이다. 일본도 일부 정부 연관 자금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순수 민간 재무투자가 혹은 일부 전략적투자가들의 자금이다.

이에 비해서, 한국은 아직도 대부분 펀드들의 시작이 정부에서 출발한다. 정부부처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 혹은 모태펀드 등에서 펀드가 설계 되고, 공모가 나가면, 창업투자사들이 해당 펀드의 운용사(GP, General Partner)가 되고자 응모를 한다. 정부 혹은 모태펀드에서 응모 VC 들을 심사해서 운영사로 선정하면서, 전체 펀드 규모의 30% 내외를 출자하기로 약정을 한다. 운용사로 선정된 VC들은 전체 펀드의 나머지 부분을 민간에서 모집하게 되나, 사실 국민연금 등을 고려하면 순수 민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한국 VC들은 활동의 제약이 많다. 여성펀드, 지역펀드, 청년펀드, 등등…. 정책적 의무사항이 있어서, 회사의 성장성 자체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후보기업의 발굴과 검토 및 승인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매우 보수적 기준으로 보게 된다.

이런 성격의 반민반관 펀드를 운영하는 민간 VC들이 국내 바이오 분야에서의 자금의 공급 측면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였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개인 재력가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투자기업들을 발굴하고, 평가 및 자금집행하면서 자금공급 측면에서의 기존 VC들의 독점체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징은 대부분이 순수하게 투자를 통하여 부를 쌓은 금융자본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기존 VC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바이오벤처들의 다양한 필요에 대해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투자를 이끌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신흥 투자가들이 ‘바이오분야를 기존 VC보다 기술적으로 더 잘 이해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가-바이오기업가 관계를 좀더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 좀더 과감한 바이오벤처들에게 자금공급을 하고 있다는 소식들이고, 좀더 상호 협조적 관계설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오랫동안 바이오업계의 유일한 자금원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기존 VC들이 응답할 차례인 것 같다.

2. 기존 VC 들의 투자 영역 확대

작년부터 기존 VC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VC들은 해외 투자 실적이 차츰 쌓이고 있고, 후발 주자들도 해외투자 영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는 VC들이 운영하는 펀드의 규모가 커지고, 국내 신규투자 후보기업들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비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것도 요인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 VC들도 내부역량도 쌓이면서, 중국뿐 아니고, 미국 쪽으로 투자의 대상을 넓히는 추세는 아주 뚜렷해지고 있다. 해외 투자를 통한 VC들의 식견제고는 향후 국내 바이오벤처들에게 상당히 건설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보면 투자가들에게 투자후보기업을 공급하는 주체가 그 동안은 ‘국내 연구자들’이 유일하여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면, 이러한 독점관계도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

그 동안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독점적 자금공급원인 VC들’에게 ‘독점적 기회 제공자’로서 특권을 누렸다. 국내 VC들이 해외 투자를 할 여력이 없었던 상황에 대한 반사이익이라고나 할까? 이제 더 이상 한국 VC들도 한국 과학만을 바로보고 있지 않다는 것은 바이오벤처들에게는 좀 힘든 상황이 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바이오벤처들의 실력제고를 유도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

3. 기웃거리는 바이오1세대

여기서 필자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바이오벤처 1세대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2000년 초반 혹은 중반에 IPO를 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벤처들의 창업자들이다. 필자가 늘 주장하는 것은 이 분들이 ‘자신이 창업한 벤처’에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빨리 그 회사로부터 나와서 ‘전문적 식견을 가진 엔젤투자자 겸 멘토’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분들이 경험한 ’10여년간의 기업가로서의 경험’은 본인들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자산’이다. 그런데, 우리 자본시장은 이런 분들이 M&A 를 통해 회사를 팔거나, 현금화하는 것에 부정적인 듯하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분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우리 한국 바이오의 생태계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다.

바이오벤처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1세대들이 빨리 ‘식견이 있는 전문 인큐베이터로서의 엔젤투자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게 조금씩 그러한 징조들이 보이고 있다. 이분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고, 또 주변에서 이러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좀더 가시적인 움직임들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투자가들과 바이오기업가들은 자전거의 양바퀴와 같이 서로가 필요하고, 일방의 수준이 상대방의 수준을 유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본공급 독점체제’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새로운 성격의 투자들의 출현)는 징조와, ‘과학공급의 독점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 (국내 기존 VC들의 해외투자 확대)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바이오의 가장 큰 자산인 ‘1세대 벤처창업가’들이 전문적 인큐베이터로 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은 이제 한국 바이오가 한단계 질적 성장을 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한국 바이오 시대의 서막이다.

2015년 여러가지 뉴스와 출렁이는 주가들 밑에서 새로운 바이오 시대의 징조들을 살짝 훔쳐보며 2016년을 준비해본다.

이제 더 많은 과학자들이 창업을 준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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