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한국 제약바이오, 흐르는 물처럼 기필코 전진하라

한국 제약바이오, 흐르는 물처럼 기필코 전진하라.- 부족한 인재, 정보, 자본, 시장… 4개의 웅덩이로 ‘멈칫’했지만 이젠 가득 채우고 망망대해로.

[이 글은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의 초고입니다. 지면상 조금 줄였기에 원래 의도가 조금 아쉽게 전달 될 것 같은 아쉬움에….]

매경의 기사는  여기


 1987년 물질특허 제도의 시행 이후 이제 만 30년이 지났다. 특허 유효 기간 중에도 공정만 바꾸어 출시할 수 있었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물질특허제도’ 도입은 당시 국내 제약회사들에게는 근본을 흔드는 위기였다. 그 이후 초기 일부 상위제약업체들과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들이 맡았던 신약 연구개발 도전은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 업계까지 합류하면서 폭과 깊이를 키워가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속에도 차츰 희망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니, 향후 먹거리로 이제 제약바이오가 빠지면 이상한 상황까지 되었다.

 새해를 맞아 ‘영과후진 (盈科後進)’이라는 사자성어로 1987년 이후 2016년간의 30년과 2017년 이후 다가올 30년간의 다리를 놓고 싶다. 물이 망망대해로 나아감에 있어 웅덩이를 만나면 이를 다 채우고서야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난 1987년을 기점으로 ‘한국발 글로벌 블록버스터’ 혹은 ‘신약 한국’이라는 꿈을 머금고 이런저런 웅덩이들을 메꿔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떤 웅덩이들이었나?

 첫째는 인재의 웅덩이다. 신약을 해본 연구자들이 없기에 초기에는 철저하게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따라하기 쉬우면서 당시 블록버스터로 이미 자리잡은 항생제를 중심으로 시작했다. 젊은 세대 중에는 “왜 항생제들을 그렇게 했냐?”고 물을 이들도 있지만, 초기 개척자들에게는 그마저도 힘겨운 극한의 도전이었다.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 후 귀국하여 국내 제약회사들의 연구소장 역할을 맡았던 분들과 국내에서 성장한 인력들이 이 웅덩이를 메웠다. 대학과 연구기관에 포진한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양질의 논문과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고 있다.

 둘째는 정보의 웅덩이다.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정보가 어두웠다. 이 웅덩이를 해외인재들이 채웠고, IT 혁명으로 해외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웅덩이가 메워졌다. 이제 해외 소식들이 밤사이 전해지고,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하여 전세계 한인과학자들이 해외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 고조로 대부분의 다국적제약사들이 중국에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중국에만 가도 다국적제약사들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셋째는 자본의 웅덩이다. 그동안은 상위제약사들과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들이 자체자금으로 필요한 자본을 채웠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비할 바 못되었다. 그러나 2000년 벤처붐을 통하여 금융투자가의 자본이 그 웅덩이를 메웠고, 의약분업과 퍼스트제네릭 정책 등으로 자본을 쌓은 제약회사들이 등장했다. 물론 정부의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와 창업투자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해외투자의 비중이 점증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넷째는 규제의 웅덩이다. 국내 산업 보호 명분으로 규제가 유지, 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신약연구개발을 시작하게 한 것은 ‘물질특허 불인정’이라는 보호성 규제(정책)이 사라진 뒤부터다. 이제 ‘국내산업 보호’라는 규제의 각도를 ‘공정한 글로벌 경쟁 및 수준 높은 연구 촉진책’으로서의 규제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과학을 담당하는 식약처 등의 연구 및 심사인력 대폭적 강화가 우리에게 놓인 첫번째 과제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웅덩이다. 그 동안 국내 신약연구개발은 국내수준으로 하자니 ‘작은 규모의 국내시장이 한계점’이었고, 국제수준으로 하자니 ‘부족한 자본규모가 제한요인’이었다. 이제 이러한 시장의 웅덩이도 중국이라는 ‘접근이 훨씬 용이한 대형시장’의 등장, 그리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자본력 확충으로 조금씩 메워지고 있다.  2010년께 시작된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수출비중 증가와, 다수의 파이프라인들이 미국이나 유럽·중국 등 시장이 있는 곳에서 임상 중인 개발의 글로벌화도 반가운 소식이다.

 2017년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가 앞에 놓인 웅덩이들을 다 채우고 망망대해로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몇가지만 명심하자.

 첫째, 이제 제약바이오 산업의 뿌리가 조금 내려졌으니, 국민들과 투자자들도 ‘웅덩이를 메우느라 분투하는, 그러나 외부에서 볼 때는 멈춰서 있는 연구자들’을 좀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자.  둘째, 제약바이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나의 웅덩이’ 뿐 아니라 ‘우리의 웅덩이’를 메우는데 힘을 합치자. 대표적으로 규제 당국의 규제과학 역량을 키우는 데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규제당국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신약허가 심사료를 자발적으로 높이는 대신, 확보한 재원을 식약처 신약 연구 및 심사 인력 확보에 전용하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인재, 정보, 자본, 규제 그리고 시장의 웅덩이들이 조금씩 채워가며 ‘제약바이오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물줄기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감을 보아온 지난 30년이 안타까움과 힘겨움의 세월이었다면, 글로벌시장이라는 망망대해로 나아갈 대한민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보게 될 앞으로의 30년은 꿈을 이루는 시기가 될 것을 믿으며, 2017년도를 열어본다.

 한국의 제약바이오여,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하여 방호사해(放乎四海)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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