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바이오텍 `전초기지 지휘관`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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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의 고위 임원과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전 세계 신약 혁신 생태계(Innovation ecosystem)에서 한국의 비중이 점점 커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임원은 한국이 혁신의 씨앗만 제공하는 수준에서 혁신의 씨앗을 묘목으로까지 키우는 독자적 생태계로 클 수 있는지를 몹시 궁금해했고 그 주요 척도(혹은 인자)로 ‘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바이오텍 기업가(Entrepreneur)’들이 나오고 있는지,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그동안 바이오텍 기업가들을 ‘탐험가’로 비유하며 업의 본질을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군사적 개념을 빌려 ‘전초기지 지휘관’으로 비유해보고자 한다.

전초기지(outpost)는 위기(위험과 기회)를 미리 감지하고 초기 대응하며 본대와 연락하여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소규모 부대들이다.

국내 산업이 빠른 추격자라는 위치에서 저가 상품으로 기존 시장을 침투하던 시절에는 상사들이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당시 상사맨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국내는 생산기지였고, 여러 상사회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들고 팔 곳을 찾아다니고 플랜트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따냈다.

이후 정보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전초기지 역할은 개별 기업들의 숙제로 남겨졌다. 그런데 대기업들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 혁신 동력 및 대응 속도가 떨어지고 더 이상 추격자로서 경제를 키워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초기지 역할은 자연스럽게 아이디어와 속도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몫으로 넘어가고 있다. 국내는 아직 과도기여서 역할 분담과 그에 따른 보상 측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전초기지로서의 스타트업들을 가장 잘 응원하고 보상해주는 나라는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2000년대 초에 비하면 상전벽해와 같이 개선되기는 했다.

전초기지로서의 바이오텍들은 자원 확보(펀딩)를 위하여 늘 긴장해야 하고, 원칙을 지키되 임기응변도 사용하면서 재무적 불안정성·기술적 불확실성·팀원들의 높은 긴장도와 불안·팀워크 형성의 중요성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한다.

다시 그 다국적제약사 임원이 집중했던 바이오텍 기업가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 말은 전초기지 지휘관으로서 바이오텍 기업가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불확실성과 긴장 상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내부와 외부 자원을 확보해 가면서 도전하고 헤쳐나갈 역량을 가진 기업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가들은 학교에서 양성되지 않고 실전을 통해서만 키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연속창업가들에 대한 엄청난 가산점을 주게 된다.

국내는 그동안 기초과학 분야 배경을 가진 바이오텍 기업가들이 주를 이루었다.

교수 창업이 많았던 배경이다. 이제 제약업계에서 ‘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기업가로 더 참여하고 성장해야겠다. 특히 중개연구나 이행연구를 할 수 있는 ‘기업가적 개발자’를 많이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제약회사에 있건 바이오텍에 참여하건 이러한 기업가적 개발자들의 부상과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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