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바이오텍 `전초기지 지휘관`을 키우자

매경의 링크는 여기

다국적제약사의 고위 임원과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전 세계 신약 혁신 생태계(Innovation ecosystem)에서 한국의 비중이 점점 커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임원은 한국이 혁신의 씨앗만 제공하는 수준에서 혁신의 씨앗을 묘목으로까지 키우는 독자적 생태계로 클 수 있는지를 몹시 궁금해했고 그 주요 척도(혹은 인자)로 ‘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바이오텍 기업가(Entrepreneur)’들이 나오고 있는지,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그동안 바이오텍 기업가들을 ‘탐험가’로 비유하며 업의 본질을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군사적 개념을 빌려 ‘전초기지 지휘관’으로 비유해보고자 한다.

전초기지(outpost)는 위기(위험과 기회)를 미리 감지하고 초기 대응하며 본대와 연락하여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소규모 부대들이다.

국내 산업이 빠른 추격자라는 위치에서 저가 상품으로 기존 시장을 침투하던 시절에는 상사들이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당시 상사맨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국내는 생산기지였고, 여러 상사회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들고 팔 곳을 찾아다니고 플랜트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따냈다.

이후 정보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전초기지 역할은 개별 기업들의 숙제로 남겨졌다. 그런데 대기업들 규모가 커지면서 자체 혁신 동력 및 대응 속도가 떨어지고 더 이상 추격자로서 경제를 키워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전초기지 역할은 자연스럽게 아이디어와 속도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몫으로 넘어가고 있다. 국내는 아직 과도기여서 역할 분담과 그에 따른 보상 측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전초기지로서의 스타트업들을 가장 잘 응원하고 보상해주는 나라는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2000년대 초에 비하면 상전벽해와 같이 개선되기는 했다.

전초기지로서의 바이오텍들은 자원 확보(펀딩)를 위하여 늘 긴장해야 하고, 원칙을 지키되 임기응변도 사용하면서 재무적 불안정성·기술적 불확실성·팀원들의 높은 긴장도와 불안·팀워크 형성의 중요성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한다.

다시 그 다국적제약사 임원이 집중했던 바이오텍 기업가 이야기로 돌아가자. 그 말은 전초기지 지휘관으로서 바이오텍 기업가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불확실성과 긴장 상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내부와 외부 자원을 확보해 가면서 도전하고 헤쳐나갈 역량을 가진 기업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가들은 학교에서 양성되지 않고 실전을 통해서만 키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연속창업가들에 대한 엄청난 가산점을 주게 된다.

국내는 그동안 기초과학 분야 배경을 가진 바이오텍 기업가들이 주를 이루었다.

교수 창업이 많았던 배경이다. 이제 제약업계에서 ‘개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기업가로 더 참여하고 성장해야겠다. 특히 중개연구나 이행연구를 할 수 있는 ‘기업가적 개발자’를 많이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제약회사에 있건 바이오텍에 참여하건 이러한 기업가적 개발자들의 부상과 활약을 기대해본다.

Business follows Science????

“여행”은 흔히들 젊은이들에게 어른분들이 주는 조언이다.여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도 많나고, 정말 믿기 힘든 곳에서도 생명이 뿌리를 내리고 그곳에 인간이 산다는 것도 알고… 물론 여행도 여행 나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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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속담도 있다. “서울 안 가본 X이 이긴다”고…..

아마 과학자와 사업가들간의 관계에서 굳이 비유를 한다면… 한 쪽은 여행 안다니고 농사짖는 정주성향의 인류(sedentary tribe)이고, 사업가들은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한량 스타일의 인류 (horse-riding tribe) 정도라고 할까?  물론 미국보다는 한국이 더 이런 비유가 개별 케이스에  맞을 가능성이 훨씬 큰 건 사실이지만, 미국도 사람들 만나 이야기해보면 정도의 차이이지 비슷한 듯하다.

우선 이 정도 이야기하고, Business follows Science????를 이야기해 보겠다.

일반적으로 연구자들(과학하는사람들)은 정주성향(sedentary disposition)의 인류인 경우가 많다. 한 분야를 파고 들고, 거기에 시간이 많이 들고 (또 그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현재의 분야에서 영역를 차츰차츰 넓혀가길 좋아하고…

한편 사업가들은 굳이 분야를 가리지 않는 “상인”에 가깝다. 꺼리만 있으면 팔 수 있는 어느 정도는 generalist에 가깝다.

물론 이 두가지 성향을 다 가지고 있는 괴물(?, a many-sided person)같은 인간들이 있기는 하지만, 다행히도 아주 드물도.

이런 상황에서 과연 Science는 Business 에게 나를 따르라..혹은 뒤따라와.. 혹은 “잠시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단 연구자들이 가끔 가지는, 그리고 사업가들을 당혹하게 하는 몇가지를 나열해 본다.

1. So special… 

연구자들이 본인이 하는 연구가 매우 특별하다고 강조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안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피력한다.  이런 경우는 참 어렵다. 너무 특별해서 일반적인 관점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참 대단한 일이다. 기존에 적용되던 원리들이나 관행들이 전혀 먹히지 않는 거라면 초 대박이겠지만, 문제는 그럼… 누가 이걸 이해해서 돈을 내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몇개월 전에 임상 1상하는 신약에 대한 기술이전 가능성을 자문해 달라고 해서 미팅을 한 적이 있다. 상당히 다른 개념의 modality이고 전통적인  PK로 약효를 해석하기에는 조금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 연구소장님이 기존 약물의 작용기작과는 워낙 달라서 “So-special attitude”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그런데 어떻햐랴… 아무리 새로운 기작의 약물이어도…. 환자에겐 “주사제” 아니면 “알약” 둘 중에 하나이고, 하루에 한번 혹은 일주일에 한번.. 이런 식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과학은 아무리 복잡해도 실제 의료 현실에서는 모든 고상하고, 아름답고, 뛰어난 과학적 이론과 기술도 환자들에게는 극히 단순한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그게 바로 TPP이다.  약물의 투여 경로 (administration route), 투여 주기 (dosing schedule), 약효  (efficacy), 독성 (toxicity), 그리고  약가 (price)라는 지극히 평이하고, 단순한 변수들로….

아무리 신묘막측한 우주가 캡슐 안에 있더라도, 그걸 먹는 환자에겐 알약(pill)일 뿐이다. 물론  “So special”한 알약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알아달라고 환자 붙잡고, 분자가 어떻니, 동물모델이 어떻니 설명할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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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ou can not understand the detail.

종종 1번의 so special이 좀 지나쳐서… 사업가들은 이해 못하는 뭔가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조용히 생각한다…..”그럼, 잘 아시는 댁이 파시든지..” 물론 겉으로는 말 안 한다.

그런데, 필자의 경험으로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설명도 쉽게한다는 것이다. 뭔가 설명하기 어렵고, 복잡한 것은 그분의 whole picture 를 다 알지못해서… “뭔가 미스테한, 설명하기 힘든 그 무언가” 그 무언가로 설명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사업가들도 나름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니, 정말 화나기 전에는 이런말은 절제하는게 좋겠다.

3. There must be a gold mine under my feet.

Gold mine

여기 “과학자님 발 밑”에 분명히 금맥이 있다고 한다. 조금만 더 파면 있다고 한다……참, 어려운 경우이다.

보통은 뭔가 고집스럽게 추구하는 그 무언가가 과학자들의 매력이자 특권이기도 하다. 때로는 오쿠다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아무도 상상 못하던 그 무언가를 이루는 멋진 이야기들이 종종 있기도 하다. 때로 필자도 “연구자들”이 고집 없으면 맛이 아니지.. 라고 과학자들과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정도가 심해지면 정말 고민된다… 이 정도 되면.. 점점더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는데…..

이 경우엔 필자가 취하는 방법은 해외 Partnering forum에 함께 가는 것이다. 함께 나가서  big pharma들이나 다른 회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현재 다른 바이오텍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를 함께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최상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함께 일하는 과학자들이 새로운 접근법과 방식들을 직접 보고 느낀다면 이 또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가지… 연구자가 사업하는 사람과 너무 죽이 착착 맞으면 왠지 필자는 의심하게 된다…. 너무 사업가 스러운 과학자.???? 뭔가 주자연스럽다.

연구자와 사업가는 절대 동일한 부류는 아니다. 동시에 절대 서로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자기가 편하다고 연구자들만, 혹은 사업가들만 모이면 “이야기 통하고 ” 편하겠지만 절대 큰일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점은 한번 겪어보면 서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겠지만, 보통 보면 “겪어보면서” 서로를 더 존중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웬수” 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가장 이상적인 협력체계는 (1) 바깥 세상을 아는 과학자 그리고 (2) 과학을 이해하는 사업가… 이겠다.  이러한 경우들이 국내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주민족과 떠돌이 족속간의 상호존중과 협력……

과학자들에게도 조금씩은 여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바깥세상의 변화와 다양성을 간략하게라도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또한, 떠돌이 들려주는 다른 동네 이야기에 대해서도 조금은 마음을 열고 “난 그런거 본거 없어!!!!”라는 말을 삼가고, 들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사업가들은 과학자들의 고집과 직관 때로는 답답함이 결국은 “독창적인 그 무언가”를 만드는 방식 중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왠지 필자가 과학도 출신이어서 그런지 “스스로”를 향한 칼날이 무딘게 아닌지 어쩐지 어정쩡하다.

 

 

 

 

 

 

 

 

 

 

Centocor와 Professor Vilcek (관심있게 보아야 할 해외 바이오벤처와 사람이야기)

2011년 2월 7일 오전 10:15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원래의 Centocor로고원래의 Centocor로고

현재의 Centocor 로고현재의 Centocor 로고

지금 한국에서는 항체 Biosimilar가 큰 관심꺼리다. 아마 가장 열심히 하는 프로젝트가 TNF 저해제에 해당하는 Enbrel과 Remicade라는 약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항체 치료제가 IDEC (지금은 Biogen-Idec)의 리툭센(Rituxan)이고, 2번째가 바로 Rimicade이다.

이 약물은 미국 Johnson & Johnson (한국에서는 타일레놀로 더 유명) 의 100%로 자회사인 Centocor가 1998년 염증성대장 증후군 중의 하나인 Crohn’s disease (크론씨병)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그런데 센터코라는 회사도 재미있고 여기에 관여된 한 사람 Dr. Vilcek도 무척 재미있는 사람이다.

우선 Centocor이야기.

Centocor는 1979년 쥐를 이용한 단일클론항체를 만드는 기술 Hybridoma 기술 (지금은 너무 흔한 기술이지만)을 이용해서 진단시약을 만드는 것을 주요 사업분야로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된 회사다.

1982년 광견병진단시약을 만들어서 첫 제품으로 팔기 시작했고 그해 NASDAQ에 상장을 했다.

그후 Centocor는 항체 관련 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돌렸다.

첫 결실은 1995년도에 허가를 받은 ReoPro라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항체의 일부분을 치료제로 만든 것으로 혈소판응집을 억제하는 기작으로 관상동맥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수술 중 혹은 후에 혈전이 생겨서 심장마비가 나는 경우를 줄여주는 약물이다.

1997년도에 설립된지 18년만에 최초로 흑자를 기록하였다. 다음해에 공식적으로 진단시약 사업을 안하기로 하고 일본의 Fujirebio라는 회사에 진단사업부문을 매각했다.

레미케이드 국내 제형레미케이드 국내 제형

공전의 홈런은 1998년도에 발매한 TNF(Tumor Necrosis Factor, 종양괴사인자) 저해제인 레미케이드(Remicade)이다. TNF는 다양한 염증상황에서 작용하는 단백질로 염증성 질환에서 TNF를 막아주면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현재 Remicade는 약 50억불 정도 팔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이다. (Remicade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http://www.remicade.com/remicade/global/index.html 참고)

처음에는 시장이 좀 작은 크론씨병 치료제로 FDA허가를 받았지만 곧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도 허가를 받아 크게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1999년 7월 22일 존슨 & 존슨 (J&J)에 49억불에 인수되면서 1세대 바이오벤처들 중에서 최초로 대형제약회사에 인수되는 회사가 된다. 현재는 J&J의 100%로 자회사로 되어 있다.

이제 Dr. Jan Vilcek 이야기.

Jan. T. VilcekJan. T. Vilcek

그는 바로 Centocor의 공전의 히트인 Remicade를 발명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Centocor 직원이 아니고 당시 뉴욕대학교 (NYU, New York University)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였다. 당시 그의 동료인 Junming Le와 함께 TNF 알파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 (당시 실험실 코드는 cA2, 현재 제품명은 Remicade, 일반명은 infliximab)를 만들어서 특허를 냈다. 그리고 Centocor와 협력하여 이 제품을 상품화하는데 기여한다. 당시에는 항체기술이 발달하지 못해서 인간화(humanization) 혹은 인간(human) 항체는 아니고  chimeric antibody 키메릭항체이다.

그런데 Dr. Vilcek는 미국태생이 아니고 현재의 슬로바키아 (당시의 체코슬로바키아) 태생으로 체코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4년 부인과 함께 비엔나에 3일간 학술 발표차 가면서 망명을 하게 되었고 1965년 미국에 이민오면서 그 때부터 NYU의 교수로 있다.

물론 Remicade의 성공 이후 그는 돈 방석에 앉게 되었다. 그는 2000년 Vilcek Foundation 빌쳌재단(www.vilcek.org)을 만들어서 이민자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모교에 대해서도 2005년까지만 해도 1억불이 넘는 돈을 기초연구 진흥을 위해 기증했다.

가장 최근 뉴스로는 모교의 기숙사 고치고 의대생 장학기금 설립을 위해 21백만불(약 230억원)을 기증했다고 한다(http://www.vilcek.org/images/content/1/0/1008356/Donor%20of%20the%20Day:%20Jan%20Vilcek%20-%20WSJ.com.pdf)

좋은 기업과 좋은 사람들… 참 훈훈한 이야기이다.

바이오텍 역사 10년이 조금 넘은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에 이런 훈훈한 기업과 연구자들 성공사례가 나오길…..

만일 1.

만일 Centocor의 IPO가 1년만 늦었다면…

–> 1년 후 정확히 말하면 그 당시 약간 문제아였던 Amgen이 IPO를 한 1983년 6월 이후부터 미국 NASDAQ이 바이오에

대해 관심이 식어졌었다. 만일 1년 늦게 IPO 하려 했다면 엄청 회사가 힘들었을 것 같다. (물론 상상)

만일 2.

만일 Centocor가 J&J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 아마도 현재와 같은 Blockbuster는 안 되었을 수 있다. Remicade는 약간의 부작용도 있고 일단 정맥주사로 맞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제품인 Enbrel에 비해서 약점이 있는데….

J&J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약간 고전하지 않았을까?

만일 3.

Centocor와 같은 기업이 한국에 있다면?

—> 비상장에서 자금조달의 어려움

—> IPO 요건 상당히 어려움

—> 상장 후 5년 내에 매출&이익 요건 못 맞춰서 관리종목 지정될 것임.

 

만일 3은 사실 직접적인 추정은 어렵겠지만, 현재의 국내 자본시장이 innovation보다는 단기 실적에 집착하고 있음을 안타까와하며 하는 말이다.

브루스 아저씨와 다국적 제약사들 (특허가 뭘까?)

2011년 2월 14일 오후 8:58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Bruce Saffran, MD<br /><br /><br />
옆집 아저씨 같지요?

Bruce Saffran, MD 옆집 아저씨 같지요?

혹시 브루스 아저씨 아시나요? 아마 브루스하면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 (Die Hard)영화가 생각나겠지만, Johnson & Johnson과 Boston Scientific은 이 브루스 아저씨 때문에 날벼락 맞고 있습니다.

이 브루스 아저씨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방사선과의사로 현재 DII라른 회사 소속 의사입니다. 관상동맥관련 수술을 할 때 영상을 찍으면서 스텐트 등을 삽입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지요.

브루스 아저씨가 일하는 DII사

브루스 아저씨가 일하는 DII사

한마디로 하면 고용의사인 셈이지요. 그런데 이 브루스 아저씨는 평범한 방사선과의사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2003년도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우선 관상동맥에 대해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옛날(1970년대이전)에는 다른 부위의 동맥을 잘라내서 막힌 심장 관상동맥을 우회하는 관상동맥 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 surgery, CABG)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77년 풍선혈관성형술(balloon angioplasty)라는 것이 시술되기 시작했습니다. 막힌 혈관에 카테터(catether)를 넣고 그 안에서 풍선을 확장시켜 막힌 혈관을 확대시켜주는 수술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풍선혈관성형술이 CAGB법 시술 횟수를 능가하게 됩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금속으로 만든 망사 같은 stent를 삽입하는 시술이 개발되고 널리 퍼지게 되고 풍성혈관성형술보다 좋다고 인식되게 됩니다. 그런데 스텐트법에서 일부의 환자들은 혈전이 생기거나 그 부위의 세포들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다시 혈관이 막히거나 협착되는 현상(restinosis,재협착증) 생깁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스텐트에 혈전형성이나 재협착을 막는 약물을 입혀서 천천히 녹게 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것입니다.

Drug Eluting Stent<br /><br /><br />
(약물방출 스텐트)

Drug Eluting Stent (약물방출 스텐트)

최초의 제품이 Johnson & Johnsoon이 2003년도에 출시한 Cypher라는 DES (Drug eluting stent)입니다. Cypher는 Sirolimus (ripamycin)이라는 약물을 스텐트에 코팅한 것입니다. 보스톤 싸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이라는 회사는 Taxus stent 제품을 추시했는데 이는 금속 스텐트에 paclitaxel을 코팅한 DES입니다.

이는 공전의 히트가 되어 J&J의 자회사 Cordis사의 경우 2003년부터 이 제품을 3백만개 이상 팔아서 130억불 정도의 누적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갑자가 Bruce 아저씨가 미국의 유명한 법률 회사인  Dickstein Shapiro LLP에 찾아가서 Cordis사와 Boston Scientific사가 자신의 특허를 침해했다면 소송을 대리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것이 2003년도 입니다.

결국 Boston Scientific사는 2008년 1월 12일 법원에서 손해배상으로 $431,867,351 (약 4억3천만불, 우리돈으로 5000억원)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게 됩니다.  Boston Scientific은 상소를 하겠다고 했고, 양측은 합의를 해서 50천만불 (약 550억원)으로 끝냅니다.

최근에 미국 법원은 Cordis사도 $482백만불 (약 5천억원 이상)을 지급하라고 평결을 내립니다. 아직 상소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  http://www.masshightech.com/stories/2008/02/11/daily8-Boston-Scientific-ordered-to-pay-431M-in-stent-patent-trial.html )

그런데 이 Bruce는 이 특허를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옛날 General Hospital 드라마의 무대)에서 방사선과 resident로 있던 1993년 이 특허를 구상하고 실험해서 쓰게 됩니다. 하도 유명한 특허 (나중에 소송 때문. 출원할 당시는 완전 무시되었음) 이기에 번호를 한번 기억해 보시길… 미국 특허번호 5,653,760..(특허명: Method and apparatus for managing macromolecular distribution)

1995년 출원해서 1997년 공개가 되고 특허로 등록된 것이니까 특허 효력이 2015년까지입니다. (http://www.freepatentsonline.com/5653760.html)

결국 지금으로 부터 약 18년전 썼던 특허로 이 르부스 아저씨는 대박을 터뜨린 거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물론 미국이니까 가능하구요. 또 특허에 대한 투자 때문에 가능합니다.

특허은 기술 자체가 아니고 기술에 대한 법률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중요한 특허가 있으면 변호사들(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어떻게 쓰고, 어떤 용어를 쓸지를 특허 design하는데 많은 돈을 들입니다.

국내 모 기업의 경우 중요한 특허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자문으로 4-5천만원을 외국 변호사에게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내 일반 특허는 대부분 연구진들이 기술적인 내용에 치중해서 쓰는 경향이 있고 청구항 (법률적 효력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권리확보가 되도록 쓰는 경우가 없습니다.

우선 그렇게 하면 특허심사과정에서 여러번 협의를 해야하고 (변리사에게 돈 줘야 함) 또 특허를 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쉽게 특허받을 수 있도록 씁니다. 결국 권리 범위가 작아지지요.

우리도 이제 특허에 대한 좀더 전략적인 근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누가 압니까? 잘 쓴 특허 하나가 10~20년 후에 왕 대박으로 돌아올지……. 브루스 아저씨처럼요.

골드와써 교수의 눈물 (특허가 뭐기에…)

(2011년 2월 15일 오후 4:30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Eugene Goldwasser 교수 (시카고대 교수 University of Chicago)Eugene Goldwasser 교수 (시카고대 교수 University of Chicago)

혹시 이 아저씨는 아시는지요? 작년 12월 14일 작고하신 Eugene Goldwasser 교수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잘 모르시겠지요? EPO를 발견하고, 분리해낸 분입니다. 신장에서 EPO (Erythropoietin)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혈액의 적혈구 등의 늘려준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분리한 분입니다.그런데 이 분이 과학적 업적 vs. 특허 간의 슬픈 사연이 있는 유명한 분입니다.  어제 말씀 드린 Bruce Saffran박사와는 너무나 대조되는……EPO는 간이나 콩팥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골수로 가서 적혈구 생성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적혈구가 줄어들면 빈혈이 생기게 된다는 것은 다들 아시겠지요?

Erythopoietin의 삼차원 구조Erythopoietin의 삼차원 구조

그런데 만성신부전 등 콩팥 질환으로 투석을 하는 분들은 EPO생산이 줄어들어 빈혈로 고생하게 되는데 이런 분들은 EPO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그리고 EPO가 적혈구수를 늘려줘서 결과적으로 혈액 내의 산소의 공급을 증진시켜주기 때문에 가끔 운동선수들이 EPO주사를 맞아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런에 이 EPO는 현재 세계 최대의 바이오텍 회사인 Amgen사의 1등 제품입니다. 얼마를 파냐구요? 뭐 해마다 10조 정도…. 그리고 판매 시작한 것은 1989년부터입니다. 누적으로 매출액을 계산한다면 대략 150조 이상입니다.

그런데 이 EPO 단백질을 찾은 사람은 Eugene Goldwasser 교수인데 왜 이분의 눈에서 피눈물이 났을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20세기 초 어떤 물질인지 모르지만 골수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것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름을 EPO (erythropoietin, 적혈구 생성인자)라고 붙였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이름부터 붙인 거죠. 실제 이 EPO가 처음으로 순수한 형태로 정제되는 것은 Eugene Goldwasser교수가 20년 넘게 시간을 보낸 1977년입니다.

그럼 이분이 왜 EPO에 대한 연구를 했을까요?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냉전의 소산입니다.

http://www.brisbanetimes.com.au/national/obituaries/blood-threats-and-cheers-20110128-1a8a7.html  참고)

1955년 미국 연방정부 기구인 미국 원자력위원회는 Goldwasser교수에게 피폭으로 인해 빈혈이 생기는데 몸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물질이 무엇인지 연구해 달라고 연구비를 줍니다.  몇개월 정도면 되겠지 하고 시작했던 Goldwasser교수는 평생 이일에 매달리게 됩니다. 이 호르몬은 너무 미량이 있어서….

빈혈이 있는 동물은 살려고 EPO를 많이 만들 것이라는 가정하에 화학물질을 양에게 주사한 후 빈혈을 유발시키고 양을 죽여서 받은 피에서 EPO를 찾습니다. 수많은 양들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연구진이 EPO가 피보다는 오줌에 많다는 발표를 하게 됩니다. 이때 일본 연구자 Takaji Mijake가 Goldwasser교수와 접촉이 됩니다. Takaji는 재생불량성빈혈 (Aplastic anaemia)환자의 오줌을 무려 2,550 리터를 모아서 말립니다.  이 오줌 건조물은 태평양을 넘어와 1975년 어느 호텔 로비에서 Goldwasser교수에게 소중히 전달됩니다.일본산 씰크보자기에 싸여서…

이렇게 힘겨운 과정을 거쳐 오줌 2,550리터로부터 8 mg의 EPO가 순수한 형태로 정제됩니다. 그리고 소속되어 있던 시카고대(University of Chicago)에 특허출원신청서를 냈습니다. 학교는 특허를 낼 생각이 없다고 거절합니다. 세기의 실수입니다. 연구비를 받았던 NIH도 특허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결국 EPO단백질에 대한 특허는 태어나지도 못했습니다.

Goldwasser교수는 여러제약회사를 찾아다니며 상업화를 타진합니다. 다 퇴짜를 맞습니다. 할 수 없이 당시 정말 별볼일 없던 서부의 Applied Molecular Genetics라는 회사를 찾아갑니다 (1980년도).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제된 EPO를 다 그회사에 줍니다.  이 회사가 나중에 이름을 바꿔서 Amgen이 됩니다.

Amgen은 Goldwasser교수가 준 정제된 단백질을 활용하여 1985년 PNAS에 인간 EPO유전자를 클로닝한 논문이 나옵니다.

EPO를 클로닝한 논문. 교신저자로 Goldwasser교수가 되어 있다.

EPO를 클로닝한 논문. 교신저자로 Goldwasser교수가 되어 있습니다.

Amgen은 EPO 단백질로 특허를 낸 것이 아니고 EPO의 유전자 염기서열로 특허를 내게 됩니다.  그래서 Amgen의 EPO 관련 특허(미국특허번호 4,703,008. 1987년 10월 27일 특허)의 청구항에서는 protein(단백질)혹은 polypeptide란 말은 한 글자도 없습니다. 물론 발명자도 Amgen의 연구자인 대만계 중국인 Fu-Kuen Lin의 이름만 들어갑니다 (특허 http://patft.uspto.gov/netacgi/nph-Parser?Sect1=PTO1&Sect2=HITOFF&d=PALL&p=1&u=/netahtml/PTO/srchnum.htm&r=1&f=G&l=50&s1=4,703,008.PN.&OS=PN/4,703,008&RS=PN/4,703,008 참고)

Inventors: Lin; Fu-Kuen (Thousand Oaks, CA)

Assignee: Kiren-Amgen, Inc. (Thousand Oaks, CA)

Appl. No.: 06/675,298

Filed: November 30, 1984

특허의 청구항 부분특허의 청구항 부분

Goldwasser교수는 평생 Amgen으로부터 거의 돈을 받지 못하고 Royalty는 한푼도 못받습니다. 만일 시카고 대학에서 특허만 냈다면……..

이 Goldwasser 교수는 작년 12월에 돌아가셨는데 생전에 이런말을 했다고 합니다.

EPO매출의 1%의 1% (0.01%) 만 받았어도……….

시카고 대학에서 Goldwasser 교수의 특허출원신청서 접수하고 출원거부 결정을 했던 담당자는 어떻게 됐냐구요? 알수 없습니다.

골드와써교수, 위대한 과학적 업적을 남기고 특허가 없어서 평생 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었습니다. Amgen도 흔한 말로 입을 딲았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연구자 여러분 특허 잘 씁시다…..

P.S.  이 후에도 대학교수님들과 여러번 사업화 관련 협의를 했지만, 번번히 어려움을 겪는 것이 beautiful science already married with ugly patents 이었습니다. 산학협력단에서 좀더 전문성있게 유망과학들의 특허화에 선경써야 할 듯합니다.

MGH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영웅 Brian Seed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영웅 Brian Seed
Image (영웅치고는 너무 “빈티” 코스프레 같지만, 코스프레가 아니고 이렇게 하고 다닌다고 알려져 있다)

MGH는 기술을 기업체에 licensing하면, 발명자에게 1/4, 발명자 실험실 연구비로 1/4, 발명자 소속 학과에게 1/4, 그리고 MGH 1/4로 나눈다고 한다.

Brian Seed 교수.. 원래 HIV를 연구하던 분인데,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HIV가 세포내로 들어가는 과정에 결합하는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decoy receptor를 만들어 HIV 예방/치료 해보려는 생각을 했던 분.. 당시 Hoechst AG (현재는 섞고 섞은 결과 Sanofi)의 돈을 받아 연구를 했었다. 특허도 냈다. 그런데.. HIV 결과는 꽝^^

엉뚱하게도 Immunex라는 회사가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생산에 어려움을 겪다가 이기술을 1998년도에 lincesing했다… 물론 이 특허관련 연구에 돈을 대 주었던 Hoechst와도 licensing을 맺었다.

그 약은 그해 FDA허가를 받았고, 이름하여 Enbrel. 그럭저럭 팔리다가 2002년 Immunex가 Amgen에게 인수되면서 매출은 껑충껑충…

2002년 1분기까지 총 $25백만불의 로얄티를 받은 MGH (물론 25%는 Brian Seed교수, 그리고 25%는 그분의 실험실에 지급)…

Amgen이 잘 판다니 얼씨구나 했는데… 주는 돈 아깝기는 코쟁이나, 짱깨나 단군자손들이나 매 한가지…

2005년 암젠이 깍자고 법정다툼을 일으켰다.. 치고박고 하다가. 2006년에 일시불로 주기로 하고, $186백만불 지금.. 물론 Brian Seed교수는 1/4 꿀꺽… 그의 실험실도 얼씨구나 하고 꿀꺽..같은 과 교수들도 감사하며 꿀꺽꿀꺽…(http://blogs.wsj.com/law/2006/06/07/amgen-pays-mass-general-186-million-to-settle-royalty-dispute/)

그리고 미국 이외 지역 매출에 대해서도 2007년 $213백만불을 MGH는 받고.. 다시 Brian Seed는 25% 꿀꺽.. 그의 실험실도 꿀꺽.. 어리버니 같은 과도 꿀꺽…. (http://www.fiercehealthcare.com/story/boston-hospital-rakes-in-284m-on-drug-rights/2007-04-20)

그런데 HIV 연구하던 교수가 Enbrel의 최대 수혜주가 될 줄이야.

MGH에서 기업으로 받은 돈의 70% 정도를 unwanted side product로 인해 생겼다고 한다.

하여튼 세상 팔자 모를 일이다…

Brian Seed..뭐하냐구?
아직도 연구하는 털털이 아저씨로 살고 있다고… (https://genetics.med.harvard.edu/faculty/seed)

사실 연구만 하는 사람은 더 이상 아니다.. 이미 다수의  보스톤 지역 VC들과 긴밀히 (투자가로서) 일하고 있고, 자신만의 바이오텍 회사도 하나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VC 투자를 안 받은채로 현재까지 임상2상 완료 과제 하나, 그리고 전임상 과제 몇개를 진행 중이다. (어느 회사인지는 맨입으로 절대 말 못함)

참고로 암젠은 EPO 팔면서 Professor Eugine Glodwasser에게 로얄티 한푼도 안냈다… 그래도 MGH에게는 이 정도 줬으니… 착하게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