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탐험가”들의 “진실성”과 “사업성”의 구분이 필요한 시점…

[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탐험가”들의 “진실성”과 “사업성”의 구분이 필요한 시점…

풍경 1.

우리 산업전사들의 “작전 지침서”는 명확했다. 기형성된 시장에서 “싼 가격, 좋은 품질”을 제공함으로써 물리칠 경쟁자들과 얻을 매출과 수익 목표는 명확했고,  소요되는 작전비용도 명확했다. 지도는 상세했고, 경쟁자 정보는 상당히 정확했다. 무엇보다 작전이 성공하면 무엇을 얻을지가 확실했다.

 

그런데 이제는 “탐험 계획서”를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도는 부정확하고, 경쟁자 위치 정보는 신뢰할 수 없다. 가는 길이 얼마나 될지, 어떤 장애물이 있을지 모르기에 비용 추정도 부정확하다. 결정적으로 목적지에 간다고 “원하는 것”이 있을지 증거는 있으나 확정적이지는 않다.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현재의 위치는 점점 좁아진다.

 

풍경 2.

그동안은 “작전”에 성공하여 얻은 물건 (재무성과)를 가지고 시장에 나와서 팔았다. 시장을 관리하는 시장 당국은 눈에 보이는 “물건(재무성과)”를 확인한 후에 시장 진입을 결정하니 쉬웠다. 언제부턴가 “탐험계획서”와 “얻을 물건”에 대한 약속만으로 “탐험 비용”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시장당국은 난감하다. 그런데 더 힘든 것은 탐험을 통해 “얻을 물건” 이 현재 시장에는 없는 희귀한 제품들이라는 거다.

 

풍경 3.

15세기 유럽 대항해시대, 수많은 탐험가들이 향료와 비단 등 진귀한 것들을 가지고 오겠다는 계획들을 들고 투자가들을 설득하던 시기, 또한 탐험을 빙자한 사기 사건이 극성을 부리던 시대…..이태리의 베니스에서 “복식부기”가 발전하고 정교해 졌다. 탐험선에 동승한 감독관이 확인해 준 “복식부기”는 탐험가들과 투자가들의 “진실성”을 중개하는 기술적 장치가 되었다. 그리고, 초기 투자가들은 항해가 끝나기 전에 자신들의 주식을 사고 팔기 시작했다. 현대 주식시장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안전한 추격형 사업기회는 줄어들고, 탐험가들과 그 탐험에 위험과 수익을 공유하려는 모험투자가들이 늘어나면서  “탐험 계획서”의 성공가능성을 직접 판단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시장당국은 “진실성 시스템 확보”라는 측면에 촛점을 맞추자. “탐험가”들이 진실한 정보를 시기적절하며 충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의 구축과 운영 관련 규제에 촛점을 맞추자. 그리고 진실성 위반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좀더 강력한 법적 조치가 나오도록 하자. (미국 나스닥의 경우, 규제 그리고 투자가 소송 등을 통하여 “진실성 위반” 을 예방 또는 처벌하고 있다). “복식부기”와 같이 탐험가들이 지킬 것을 명확히 해주자

 

투자가들은 역할 확대와 책임성 제고라는 부담스런 부분을 받아들이자. 좀더 참여적이고 좀더 적극적인 투자가들이 “탐험가”들의 주장과 실행 과정을 좀더 면밀히 조사하고, “탐험가”들에게 더 많은 요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본인들의 투자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져야 한다.

 

바이오 분야에서 “바이오텍기업가”라는 모험적 탐험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지금은, 시장당국의 역할은 “진실성 확보 위한 규제의 정비”로 축소 조정하고, “탐험”에 대한 사업성 평가는 시장 참여자인 투자가들이 좀더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서 담당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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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 기고] 좋은 연구를 완성도 높은 특허로 바꾸려면

2017년 1월 16일 데일리팜 기고문

최근 대학 혹은 연구소에서 수년간 수십억 혹은 백억여원이상을 투자해서 성숙시킨 기술들이 꿈틀대고 있다. 필자가 아는 꽤 많은 수의 바이오텍 신생기업들 혹은 예비창업자들이 활발히 대학과 협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우리의 기초연구 역량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대학교수들과 국책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그 동안 산업계와의 협력 을 통해서 신약 (바이오신약 포함)들에 대한 지식들과 관점들이 제고되면서 연구 결과를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최근 산업계 전문간행물인 BioCentury에 실린 비교 통계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시사적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의 2015년 특허출원 건수는 약 1800여건인데, 이 중 기술이전되는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창업의 메카인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2014년 특허출원건수는 240여건로 칭화대의 1/8정도지만, 기술이전 비율은 무려 40%이다.

연구비나 연구인력 등을 고려하면 스탠포드 대학이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지만 스탠포드 대학은 상업적 가치가 큰 완성도 높은 소수의 특허들을 출원하는 반면, 중국 대학들은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특허들을 대량으로 출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학역량평가에 특허출원·등록 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국내 대학교나 정부출원연구소 기술 도입을 위한 검토를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특허의 완성도이다. 특허라는 지적재산을 근거로 향후 전임상과 임상 등 수백억원을 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특허 완성도는 건물에 비한다면 기초와도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집을 지은 들,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불명확하거나 약하면 이 얼마나 허망한 경우이겠는가?

어떻게 하면 특허의 완성도를 높여서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특허 청구항들이 방어가능한 넓은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그 청구항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실시예들이 다양하고 충분해야 한다. 사실 좋은 특허는 이러한 실시예들을 풍부하게 넣다 보니 다양한 실험들을 하게 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둘째, 특허 출원된 국가의 수가 충분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진입 개별국 수는 5개 (대한민국, 일본, 중국, 유럽, 그리고 미국)이다. 그런데 다국적제약사의 기준으로 하면 진입 국가수는 20여개국이다. 진입 국가 수를 늘리려면 당연히 비례해서 특허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셋째, 하나의 특허로 권리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다수의 후속 혹은 관련 특허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원특허에 기반하되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부가적인 특허들을 출원함으로써 특허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 현실은 중국보다는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

특허의 완성도가 낮은 여러가지 배경 중에,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특허출원 혹은 등록건수가 평가지표로 활용되면서 양 위주로 특허를 내야 하는 ‘보이기식 평가지표’가 있다. 이러다보니, 미성숙한 상태로 특허를 내게 되고 청구항을 충분히 넓게 받지 못하게 되면서 추격자들이 회피한 불완전특허들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들이 특허관련 자체 재원이 없이 정부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비 확보가 어렵다. 서둘러 특허를 내면서 보강연구를 할 수 있는 재원도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들은 무엇일까?

먼저, 특허 출원 전부터 기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충분한 실험 결과를 확보하여 완성도 높은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학이나 연구기관들보다 특허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훨씬 축적돼 있고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에도 익숙해 있다.

아울러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자체 재원을 마련하여 유망한 대학 기술을 특허 출원 전단계부터 자문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학협력단도 이제는 재원과 인력을 보강해 초기의 ‘단순 행정처리 기관’에서 탈피해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지적재산권화 전문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교원들이 확보한 연구비에서 간접명목으로 20~40%를 떼고 있으니 이 중 일부를 연구자들에게 ‘지적재산권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지적재산권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권리화’하려면 연구만큼 중요한 전문성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하면 마치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건물을 짖고는 등기를 하지 않아 권리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

왜 스탠포드 대학의 특허출원 건수가 그렇게 작은지를 한번 고민해보고 ‘건수’ 위주의 특허관리에서 ‘완성도’ 중심 특허관리로의 인식전환을 서두르자.

[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한국 제약바이오, 흐르는 물처럼 기필코 전진하라

한국 제약바이오, 흐르는 물처럼 기필코 전진하라.- 부족한 인재, 정보, 자본, 시장… 4개의 웅덩이로 ‘멈칫’했지만 이젠 가득 채우고 망망대해로.

[이 글은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의 초고입니다. 지면상 조금 줄였기에 원래 의도가 조금 아쉽게 전달 될 것 같은 아쉬움에….]

매경의 기사는  여기


 1987년 물질특허 제도의 시행 이후 이제 만 30년이 지났다. 특허 유효 기간 중에도 공정만 바꾸어 출시할 수 있었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물질특허제도’ 도입은 당시 국내 제약회사들에게는 근본을 흔드는 위기였다. 그 이후 초기 일부 상위제약업체들과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들이 맡았던 신약 연구개발 도전은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 업계까지 합류하면서 폭과 깊이를 키워가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속에도 차츰 희망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니, 향후 먹거리로 이제 제약바이오가 빠지면 이상한 상황까지 되었다.

 새해를 맞아 ‘영과후진 (盈科後進)’이라는 사자성어로 1987년 이후 2016년간의 30년과 2017년 이후 다가올 30년간의 다리를 놓고 싶다. 물이 망망대해로 나아감에 있어 웅덩이를 만나면 이를 다 채우고서야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난 1987년을 기점으로 ‘한국발 글로벌 블록버스터’ 혹은 ‘신약 한국’이라는 꿈을 머금고 이런저런 웅덩이들을 메꿔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떤 웅덩이들이었나?

 첫째는 인재의 웅덩이다. 신약을 해본 연구자들이 없기에 초기에는 철저하게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따라하기 쉬우면서 당시 블록버스터로 이미 자리잡은 항생제를 중심으로 시작했다. 젊은 세대 중에는 “왜 항생제들을 그렇게 했냐?”고 물을 이들도 있지만, 초기 개척자들에게는 그마저도 힘겨운 극한의 도전이었다. 다국적제약사에서 근무 후 귀국하여 국내 제약회사들의 연구소장 역할을 맡았던 분들과 국내에서 성장한 인력들이 이 웅덩이를 메웠다. 대학과 연구기관에 포진한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양질의 논문과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고 있다.

 둘째는 정보의 웅덩이다.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정보가 어두웠다. 이 웅덩이를 해외인재들이 채웠고, IT 혁명으로 해외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웅덩이가 메워졌다. 이제 해외 소식들이 밤사이 전해지고,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하여 전세계 한인과학자들이 해외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 고조로 대부분의 다국적제약사들이 중국에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중국에만 가도 다국적제약사들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셋째는 자본의 웅덩이다. 그동안은 상위제약사들과 대기업 계열 제약회사들이 자체자금으로 필요한 자본을 채웠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비할 바 못되었다. 그러나 2000년 벤처붐을 통하여 금융투자가의 자본이 그 웅덩이를 메웠고, 의약분업과 퍼스트제네릭 정책 등으로 자본을 쌓은 제약회사들이 등장했다. 물론 정부의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와 창업투자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해외투자의 비중이 점증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넷째는 규제의 웅덩이다. 국내 산업 보호 명분으로 규제가 유지, 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신약연구개발을 시작하게 한 것은 ‘물질특허 불인정’이라는 보호성 규제(정책)이 사라진 뒤부터다. 이제 ‘국내산업 보호’라는 규제의 각도를 ‘공정한 글로벌 경쟁 및 수준 높은 연구 촉진책’으로서의 규제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과학을 담당하는 식약처 등의 연구 및 심사인력 대폭적 강화가 우리에게 놓인 첫번째 과제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웅덩이다. 그 동안 국내 신약연구개발은 국내수준으로 하자니 ‘작은 규모의 국내시장이 한계점’이었고, 국제수준으로 하자니 ‘부족한 자본규모가 제한요인’이었다. 이제 이러한 시장의 웅덩이도 중국이라는 ‘접근이 훨씬 용이한 대형시장’의 등장, 그리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자본력 확충으로 조금씩 메워지고 있다.  2010년께 시작된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수출비중 증가와, 다수의 파이프라인들이 미국이나 유럽·중국 등 시장이 있는 곳에서 임상 중인 개발의 글로벌화도 반가운 소식이다.

 2017년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가 앞에 놓인 웅덩이들을 다 채우고 망망대해로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몇가지만 명심하자.

 첫째, 이제 제약바이오 산업의 뿌리가 조금 내려졌으니, 국민들과 투자자들도 ‘웅덩이를 메우느라 분투하는, 그러나 외부에서 볼 때는 멈춰서 있는 연구자들’을 좀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자.  둘째, 제약바이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나의 웅덩이’ 뿐 아니라 ‘우리의 웅덩이’를 메우는데 힘을 합치자. 대표적으로 규제 당국의 규제과학 역량을 키우는 데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규제당국자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신약허가 심사료를 자발적으로 높이는 대신, 확보한 재원을 식약처 신약 연구 및 심사 인력 확보에 전용하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인재, 정보, 자본, 규제 그리고 시장의 웅덩이들이 조금씩 채워가며 ‘제약바이오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물줄기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감을 보아온 지난 30년이 안타까움과 힘겨움의 세월이었다면, 글로벌시장이라는 망망대해로 나아갈 대한민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보게 될 앞으로의 30년은 꿈을 이루는 시기가 될 것을 믿으며, 2017년도를 열어본다.

 한국의 제약바이오여,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하여 방호사해(放乎四海)하라..

[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을 기다리며

[이 글은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의 초고입니다. 지면상 조금 줄였기에 원래 의도가 조금 아쉽게 전달 될 것 같은 아쉬움에….]

기고한 글은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84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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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보스톤 지역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친구의 요청으로 미국 바이오텍이 한국에서 협력할 만한 제약사들 찾는 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신규한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2상을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마무리하고,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 3상을 하려는 바이오텍이었다.

두가지 점에서 흥미로웠다.

  1. 회사의 유일한 전임자는 대표이사 뿐이다. 다른 모든 기능은 컨설컨트들과 연구용역업체 들을 통해서 수행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개발 중심의 가상바이오텍 (virtual biotech)이었다.
  2.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임상3상을 준비하는 단계인데도 개인자산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해서 1억불 정도를 기존 투자가들로부터 추가로 확보했다고 한다.

첫번째 경우는 제약바이오의 생태계가 성숙 초입단계에 진입하면서 국내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큐리언트를 필두로 다수의 비상장 바이오텍 회사들이 개발후보물질은 외부에서 도입하고, 후속 전임상 및 임상 개발에만 매진하는 개발중심바이오텍들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개발후보의 평가 및 개발 기획 기능만을 내부에 두고 각종 실험들은 국내와 중국 그리고 북미/유럽권에 있는 다양한 연구용역업체들을 활용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상바이오텍들의 출현은 제약바이오 생태계 내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출현하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태계가 차츰 성숙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유쾌한 증거이다.

두번째 사항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참여자들 및 관련자들이 앞으로 주목하여 보아야 할 부분이다.

바이오텍분야는 과학과 자본의 때이른 만남을 기본 모티프로 하는 수많은 변주들로 채워진 교향곡과 같다.

이 만남이 때이른 이유는 수익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판매가능한 제품이 아직 없는 상태에서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때로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괴로운 경우도 있지만, 과학자들은 투자자의 도움으로 “아이디어의 실현”을 이뤄나가는 즐거움을, 투자가들은 연구성과의 진행으로 인한 “투자자산의 가치 증대”를 보는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혁신촉진을 위해 꼭 필요한 만남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최근 이러한 만남을 회피하는 혹은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 때문이다. 이들은 바이오텍 직접 창업 혹은 연구 결과의 실시권 허여를 통해 자본을 형성함으로써 연구자 혹은 창업가의 경험을 가진 자본가로 성장하였다. 위에 언급한 보스톤 지역 바이오텍의 주요 주주도 항체 관련 기술 특허에 대한 실시권을 암젠사에 허여하고 “연구자”에서 “바이오자본가”로 변신한 교수였다.

이들이 바이오텍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양한다.

첫째, 바이오자본자들의 성장과 부상을 옆에서 목도한 동료 혹은 친구 선후배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창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둘째, 창업 혹은 과학의 성공을 맛본 바이오자본가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초기과학”에 투자하고 있다.

셋째, 창업투자회사들은 바이오자본가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국내는 바이오자본가들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징조들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우선 제약바이오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그 전조이다. 그리고 일세대 바이오텍 창업가들의 연속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그 징조이다. 만일 바이오텍들간 혹은 제약-바이오텍간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바이오자본가”의 부상은 훨씬 더 촉진될 것이다.

본격적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과 부상은 한국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성숙도와 발전속도에 큰 중요성을 띈다. 좀더 초기 단계의 과학에도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과감하게 투자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이들이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2.0”을 이끌고 갈 새로운 주역들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17년도는 국내에서도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을 목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P.S. 1 국내에서는 바이오벤처라고 하나 해외에서는 바이오텍이라고 하니, 통일해서 바이오텍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P.S. 2 기술수출 혹은 기술이전(technology transfer)는 부정확한 용어이므로 실시권허여계약 (license agreement)라고 하고자 한다.

[데일리팜 기고] 제도적 인프라, 규제과학 역량을 함께 키우자

본 글은 데일리팜에 2016년 10월 17일자로 게재된 기고문이다.

http://www.dailypharm.com/News/217438

제도적 인프라, 규제과학 역량을 함께 키우자

몇가지 숫자를 보자.

  • 1,058명 대 81명
  • 04건 대 0.44건
  • 28억원 대 4백14만원

첫번째 숫자는 미국과 한국 허가당국에서 일하는 바이오의약품 및 의료기기 심사전문인력 수를 비교한 것이다.

두번째는 각 허가당국 심사전문인력 일인당 연간 신약 허가 건수이다.

세번째는 신약 품목허가 신청 시 납부하는 건당 수수료 (혹은 심사료)이다.

위의 숫자로 볼 때 국내  식약처 심사전문인력 보강의 필요성은 너무나 자명하고 절박하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그야말로 규제로 시작해서 규제로 끝나는 산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주 사소한 사항도 국민과 더 좁게는 환자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된 이해관계자도 매우 많고 다양하다.  그러기에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규제는 모든 측면을 종합하여 검토할 수 있는 규제과학이 되어야만, 관련된 이해관계자들 (제약바이오회사, 환자, 의사, 보호자, 보험사(들), 입법기관, 언론, 학자 등)들을 설득하거나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규제과학을 수행하는 식약처의 심사전문인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까?

첫째, 심사전문이력이 부족하면 심사가 느려질 수 있다. 그런데 국내는 그렇게 느리지 않다. 이유는 대부분의 약물이 해외에서 기허가를 받은 약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신약이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임상허가 혹은 품목허가를 신청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다국적제약사들이나 해외 바이오텍 회사들도 요즘은 한국에서 세계최초의 임상을 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둘째,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의 임상허가 신청 혹은 품목허가 신청이 있을 경우 과학적 판단의 틀을 만들 여유가 없기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때로 어떤 사회적 이슈가 국회나 언론을 통해 제기 될 경우,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라 부족하면 일단 “보수적”으로 나가는게 안전하고도 합리적인 처신임은 명약관화하다.

셋째, 심사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신기술을 수용하기 위한 선제적 연구업무를 할 수가 없다. 이 경우 다시 “신기술에 대한 보수적 접근법”을 취하거나, 혹은 결정을 미루는 대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경우도 규제과학의 틀 정비가 미비해지면 그 피해는 제약바이오 업계에게 돌아간다. 또한, 최종적으로는 신기술의 혜택을 신속하게 누리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규제과학을 담당하는 심사전문인력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규제과학에 얽힌 이해관계자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체계적인 연구와 과학적사실에 근거한 설득이 필요한데, 이런 일들은 그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차분한 자료 검토와 연구, 그리고 이해관계자와의 장기간의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이는 결국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이 받쳐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찌보면 “잉여”가 진정으로 필요한 곳이 규제과학 기관이다.

이러한 문제를 매우 슬기롭게 해결한 예가 미국에 있다. 미국의 User Fee Act (사용자부담법)이라는 것이다.

이 법안은 제약바이오업계와 식약처의 합의 하에  심사료를 높이는 대신,  심사료인상으로 확보된 예산으로 FDA의 심사전문이력을 채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납부 심사료의 상당부분이 기획재정부의 잡수익 계정으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제약바이오업계와 식약처는 협상을 통하여 매 5년 동안 심사료인상으로 마련되는 자원을 이용하여 이루고자 하는 양적 혹은 질적 성과지표를 합의한다.

이를 통해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기술들이 임상에서 시도되는 상황에서도, 심사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신기술에 대한 임상허가 측면에서도 과학적 논리만 뒷받침되면 가장 융통성 있게 수용하는 규제체계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국내는 반면 세계에서 가장 낮은 품목허가 심사료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러한 낮은 심사료로 인해 가장 혜택을 보는 곳은 신약 품목허가를  많이 신청하는 “다국적제약회사들” 혹은 이들로부터 품목을 도입해서 판매만 하는 “혁신하지 않는 국내 제약회사들”이다.

그 동안, 국내의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의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여 왔다. 또한 이에 호응해서 정부도 제약바이오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전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성장은 업계의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제네릭 품목 가격 우대 정책 등 정부의 산업육성적 정책에 힘입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업계도 정부와 함께 지혜를 모아,  제약바이오 산업의 제도적 인프라 역할을 하는 규제과학의 양적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각종 심사료의 인상을 통한 심사전문인력의 확보를 할 수 있도록 하자.  심사료 인상이 약간의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과학적으로 높은 수준의 규제과학을 통한 신약개발 지원으로 수혜를 누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다 들어야 하는 규제과학 담당자들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임상신청의 허가나 신약 임상 진행이 느려지거나,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우려에 근거한 보수적 규제”로 인해 비싼 비용을 치르고 해외에 나가서 임상을 해야 하는 현재의 고충을 계속 겪을 것이다.

“연구소 안 ‘신약의 꿈’, 실현시켜 드리겠습니다” [이주의 바이오人]바이오업계 ‘올라운드 플레이어’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2016년 4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와 인터뷰

 

http://news.mt.co.kr/newsPrint.html?no=2016041312185723740&type=1&gubn=undefined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입력 : 2016.04.1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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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회사가 위치한 ‘판교’는 ‘운중천 위에 만든 나무다리’라는 뜻입니다. ‘브릿지바이오’라는 사명은 여기서 따 왔는데 바이오 연구와 개발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만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회사 사업 방향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한국 바이오업계에서 다소 생소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초기 연구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선별해 전임상과 임상을 진행하고 대형 제약·바이오사로 라이센스아웃(기술수출)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는 연구와 임상, 그리고 상업화의 고리를 연결해줄 만한 전략을 갖춘 회사가 필요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연구와 임상 개발 양쪽이 다 약했는데 이제는 연구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다만, 임상 이후 단계에서는 치밀한 개발 전략과 자본이 필요해 둘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수요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은 세계 최대 바이오시장 미국에서 ‘NRDO'(No Research & Development Only)로 알려졌다. 수익성 높은 사업모델이지만, 연구와 임상 전반에 걸친 전략과 산·학·연에 걸친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형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필수다.

이 대표는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연구와 기획, 조직운영 등 모든 영역을 두루 섭렵한 대표적 인물로 통한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LG생명과학(옛 LG화학) 연구소에서 에이즈치료제와 항응혈제 등 신약 설계를 맡았으며 같은 회사 사업부 해외프로젝트팀에서 두 신약을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로 기술이전 시켰다. 국내 바이오벤처 최초 신약을 개발한 ‘크리스탈지노믹스’ 창립 멤버로 참여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경력도 있다.

그가 브릿지바이오 창립과 함께 들여온 신약후보물질은 염증성대장질환 등을 적응증으로 한 ‘펠리노-1’이다.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공동 연구한 물질이다.

이 대표는 “휴미라와 레미케이드 등 동일 적응증에 대한 항체치료제가 다수 있지만 염증에 의한 상처치료 효과가 낮고 약값이 비싸며 내성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며 “경구용 저분자의약품인 ‘펠리노-1’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한 세계 첫 신약후보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펠리노-1’는 현재 전임상 진입 단계다.

이 대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절실히 찾는 분야를 분석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되는 물질을 들여와 2~3년 안에 기술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제약바이오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본 글은 데일리팜에 2016년 7월 12일자로 게재된 기고문이다.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14171&keyWord=%C0%CC%C1%A4%B1%D4%20%C1%DF%B1%B9

 

‘한미약품, CJ헬스케어, 제넥신, 파맵신, 레고켐
자이랩(Zai Lab), 뤄신(Luoxin), 태슬리(Tasly), 3SBio, 푸싱(Fuson)제약….’

한국을 대표하는 신약연구개발회사들과 최근 1년 사이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중국 제약바이오회사들이다.

우리는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다케다 등 서양 및 일본 대형제약회사들이나 길리아드, 암젠, 리제너론 등 대형 바이오텍회사들 그리고 주노와 같은 떠오르는 미국 바이오텍회사들의 이름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의 상위 제약회사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바이오텍 회사들의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2010년 IMS의 시장예측에 의하면 2020년에는 중국이 세계에서 두번째 큰 제약시장이며, 2009~13년 전세계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의 29%가 중국 시장 성장에 기인한다고 한다.

실제 2004년 125억달러 (한국보다 약간 큰 규모)이던 의약품 시장은 2011년 669억 달러고 상장했고 2014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었다.

중국의 1위 제약회사인 시노팜은 2013년 매출이 이미 275억불이다. 물론 제네릭 중심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3.7% 밖에 되지는 않지만, 이미 그 규모는 10억불이다. 국내 상위 제약사 매출액 규모의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국을 다시 보고 자세히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몇가지 주목할 만한 사항들을 나열해 본다.

첫째,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직은 저가 중심의 의약품들이 대부분의 시장을 형성하지만, 고가약들의 성장속도도 만만치 않다.

둘째, 다국적제약회사들의 중국 연구소 및 생산시설 확보와 더불어, 중국 바이오텍 회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한, 중국에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나 바이오텍 회사들에는 중국인들 외에도 서양인들도 꽤 많이 일하고 있어서 매우 국제화된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다.

셋째, 자본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들은 최근 중국 바이오텍 회사들의 자금조달 규모이다. 설립 후 첫 자금조달인 Series A단계에서 CStone 파마는 1억5000만불(약 1600억원)을 조달하였다. Hua Medicine도 이미 자금조달 규모가 1억2000만불이 넘는다. 우리가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자금조달 규모가, 우리가 아직은 우리보다 뒤에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에서 요즘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넷째, 다양한 국제화 시도이다. 상위제약사들 중에서 Jiangsu Hengrui Medicine은 해외 투자그룹과 HR Bio Holdings Limited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프린스턴에 Hengrui Therapeutics라는 바이오벤처를 설립하고 이미 1억불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다른 모델로는 WuXi Ventures를 빼 놓을 수 없다. WuXi AppTec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로 최근 뉴스가 되는 서양 바이오텍들에 자주 등장하는 투자가로 자리매김을 했다. 물론 수익률도 높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Juno, 23andMe, Foundation Medicine 뿐 아니고 위에 소개된 Hua Medicines, CStone Pharmaceuticals, 그리고 BeiGene 등이 있다. 최근에 한미벤처스가 설립되었지만, 자금의 규모를 보면 WuXi Ventures(우리가 흔히들 CMO라고 낮게 보는 회사의 CVC) 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전문인력만도 이미 10여명이 넘는 큰 규모의 CVC이다.

이러한 중국은 이제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제 제약바이오 산업에 기회이자 위협이다.

우선 제품개발 측면에서 기획단계부터 중국에서 개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국은 아직도 약사규정이 ICH 규정과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반영하여 실험해야만 시간을 아낄 수 있다.(대표적으로 IND시에 원재와 완제의 3배치에 대한 안정성을 확인하여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개발을 진행하다가 중국을 생각하면 IND준비부터 다시 해야 하므로 금쪽같은 특허시간 몇 년이 날아가 버린다.

둘째는 투자자로서 중국이다. 특히 한국바이오텍이나 중소 제약회사들에게는 큰 기회이다. 얼마 전에 중국 상위제약회사가 국내 제약 바이오벤처를 2000억대 인수규모로 알아본다는 소문이 돌았다. 단순한 소문은 아닌 듯하다. 중국은 이제 한국 제약회사나 바이오텍 회사의 의미있는 투자자 혹은 인수자가 될 수 있다. 향후 중국 진출을 고려해서라도 초기부터 투자가 계획을 세울 때 중국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5년 내에 국내 지명도 있는 제약회사나 바이오텍이 중국 상위 제약사들이나 PE (Private Equity)회사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듣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셋째는 투자처로서 중국이다. 국내 창업투자사들이 중국 투자를 시작한지도 10년가까이 된다. 중국은 모든 방면에서 성장하는 시장이다. 제품도 성장하고, 기업도 성장한다. 국내의 조금 앞선 바이오텍 투자 경험과 자본시장 경험을 살린다면 좋은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단순히 국내 VC들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고 국내 제약사들도 VC의 출자자로 참여함을 통해서 중국과의 사업기회를 옅보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 제약바이오텍에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제는 전략과 실행 양 측면에서 필수고려사항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지역 시장의 변화가 스위스 제약기업들이 유럽시장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던 것과 같이 한국 제약바이오에게도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잘 활용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