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는 사람들]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을 기다리며

[이 글은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의 초고입니다. 지면상 조금 줄였기에 원래 의도가 조금 아쉽게 전달 될 것 같은 아쉬움에….]

기고한 글은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84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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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보스톤 지역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친구의 요청으로 미국 바이오텍이 한국에서 협력할 만한 제약사들 찾는 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신규한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2상을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마무리하고,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 3상을 하려는 바이오텍이었다.

두가지 점에서 흥미로웠다.

  1. 회사의 유일한 전임자는 대표이사 뿐이다. 다른 모든 기능은 컨설컨트들과 연구용역업체 들을 통해서 수행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개발 중심의 가상바이오텍 (virtual biotech)이었다.
  2.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임상3상을 준비하는 단계인데도 개인자산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해서 1억불 정도를 기존 투자가들로부터 추가로 확보했다고 한다.

첫번째 경우는 제약바이오의 생태계가 성숙 초입단계에 진입하면서 국내에서도 최근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큐리언트를 필두로 다수의 비상장 바이오텍 회사들이 개발후보물질은 외부에서 도입하고, 후속 전임상 및 임상 개발에만 매진하는 개발중심바이오텍들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개발후보의 평가 및 개발 기획 기능만을 내부에 두고 각종 실험들은 국내와 중국 그리고 북미/유럽권에 있는 다양한 연구용역업체들을 활용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상바이오텍들의 출현은 제약바이오 생태계 내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출현하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태계가 차츰 성숙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유쾌한 증거이다.

두번째 사항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참여자들 및 관련자들이 앞으로 주목하여 보아야 할 부분이다.

바이오텍분야는 과학과 자본의 때이른 만남을 기본 모티프로 하는 수많은 변주들로 채워진 교향곡과 같다.

이 만남이 때이른 이유는 수익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판매가능한 제품이 아직 없는 상태에서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때로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괴로운 경우도 있지만, 과학자들은 투자자의 도움으로 “아이디어의 실현”을 이뤄나가는 즐거움을, 투자가들은 연구성과의 진행으로 인한 “투자자산의 가치 증대”를 보는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혁신촉진을 위해 꼭 필요한 만남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최근 이러한 만남을 회피하는 혹은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 때문이다. 이들은 바이오텍 직접 창업 혹은 연구 결과의 실시권 허여를 통해 자본을 형성함으로써 연구자 혹은 창업가의 경험을 가진 자본가로 성장하였다. 위에 언급한 보스톤 지역 바이오텍의 주요 주주도 항체 관련 기술 특허에 대한 실시권을 암젠사에 허여하고 “연구자”에서 “바이오자본가”로 변신한 교수였다.

이들이 바이오텍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양한다.

첫째, 바이오자본자들의 성장과 부상을 옆에서 목도한 동료 혹은 친구 선후배들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창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둘째, 창업 혹은 과학의 성공을 맛본 바이오자본가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초기과학”에 투자하고 있다.

셋째, 창업투자회사들은 바이오자본가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국내는 바이오자본가들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징조들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우선 제약바이오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그 전조이다. 그리고 일세대 바이오텍 창업가들의 연속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그 징조이다. 만일 바이오텍들간 혹은 제약-바이오텍간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바이오자본가”의 부상은 훨씬 더 촉진될 것이다.

본격적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과 부상은 한국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성숙도와 발전속도에 큰 중요성을 띈다. 좀더 초기 단계의 과학에도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과감하게 투자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이들이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2.0”을 이끌고 갈 새로운 주역들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2017년도는 국내에서도 “바이오자본가들”의 출현을 목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P.S. 1 국내에서는 바이오벤처라고 하나 해외에서는 바이오텍이라고 하니, 통일해서 바이오텍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P.S. 2 기술수출 혹은 기술이전(technology transfer)는 부정확한 용어이므로 실시권허여계약 (license agreement)라고 하고자 한다.

제약바이오분야 사업개발관련 주요 행사들…

사업개발관련 주요 행사들…

제약바이오분야의 사업개발에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파트너링 행사들이 있다.

연간 개최 시기 순으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사명 일정 장소 특징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파트너링 중심
BIO Asia International Conference 1-2월* 일본, 동경 파트너링 중심
BioEurope Spring 3월 남부유럽 주요도시 파트너링 중심
China Bio Partnering Forum 5월 중국 주요도시 종합행사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5-6월 미국 주요도시 종합행사
BIO-Europe 11월 북부유럽 주요 도시 종합행사
BIO Convention in China 11월 중국 상해 혹은 북경 파트너링 중심

* 올해는4월에 개최함

위의 행사들 중에서 Top 3를 고르라면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그리고 BioEurope이다.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는 매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Westin St. Francis Hotel에서 개최된다. 올해가 32회이니 역사로 보며 가장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드시 JP Morgan이라는 투자은행에서 주요 고객자산운용기관들에게 좋은 바이오벤처들을 소개하기 위하여 시작되었으나 점점 인기를 얻어 현재는 제약바이오업계의 가장 큰 행사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본 행사는 투자관련 기관들 ( 주로 비상장 기업들에게 투자하는 Venture capital들,  상장사들에게 portfolio투자를 하는 각종 투자회사 및 자산운용사들)은 초대없이도 참여가 가능하고, 각종 제약회사나 바이오벤처들은 그 중요도를 고려하여 주최측로부터 초대를 받는 회사들만 참여한다. 행사자체는 초대받은 제약회사 및 바이오벤처들이 회사에 대한 발표들로 이루어진 것이 다이다. 그러나 본 행사를 위해 모여드는 빅파마들의 최고임원들 그리고 주요바이오벤처들의 C-level 임원들이 모여 본 회의장 주변 호텔들에 자리를 마련하여 side meeting을 하기 때문에 파트너링 모임의 퀄리티로는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단, 다른 파트너링 행사들과는 달리 side-meeting은 해당 업체들과의 직접 연락을 통해서 일정을 잡아야 하는 점이 있어 미팅 일정을 잡는 측면에서는 그리 편한 행사는 아니다.

다음으로 보통 5~6월에 있는 BIO International Convention이 있다.  이 행사는 미국의  BIO (Biotechnology Industry Organization)-한국으로 치면 바이오협회에 해당된다-라는 협회가 매해 진행되던 총회(Convention)에서 유래되었다. 모임의 성격상 파트너링과 각종 심포지엄등이 있는 종합행사라고 하겠다. 당초에는  BIO Annual Convention 이라는 명칭으로 본래의 취지에 맞는 미국 BIO 협회 중심의 모임에 해외 제약회사 및 바이오텍들이 참여하다가10여년 전에 그 규모에 걸맞게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으로 그 명칭을 바꾸었지만, 진행자체는 철저하게 미국의 협회인  BIO가 중심에 있다.  현재는 너무나 많은 기업체들과 정부기관들이 참석하여 일부에서는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지만 그 규모면에서는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의 바이오관련 행사이다.

Bio-Europe은 매해 11월에 북부 유럽의 주요도시들에서 번갈아가면서 개초되는데 그 일정이 의료기기 중심의 Medica에 인접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모임은  ebd group이란 독일의 파트너링행사 주관 기업이 개최하여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미국  BIO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연간으로 볼때는 마지막 바이오 행사로 인식되기 때문에 BioEurope이전에 각종 계약을 마무리짖고 이때 발표하려는 기업들에게는 마지막 무대가 된다. 다만, 북부유럽의 11월이라는 것이 별로 반가운 기후가 아닌지라 행사 이외에는 그리 반가운 시간과 장소는 아니다.

이외에 규모는 작지만 파트너링 (일대일기업미팅) 중심의 행사로는 BioEurope Spring, BIO Asia International Convention 그리고 BIO Convention in China가 있다.

BioEurope Spring도 ebd group 에서 주관하는 파트너링 중심 행사로 봄기운이 무르익는 3월에 남부유럽들 (이태리, 스페인 그리고 가끔 프랑스)의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기에 참여자들이 가족들과 같이 가기 가장 좋아하는 행사이다.  제가 아는 미국 바이오벤처 임원들도 부부동반으로 같이 오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약 3일간 일대일 기업미팅을 주로 한다. 올해에는 이태리 북부 주요도시인 토리노에서 지난 3월 10일부터 3일간 개최되었는데 약 120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협력기회를 모색하였다.

BIO Convention in China는 미국의BIO가 개최하는 파트너링 행사로 주로 11월 상해에서 진행되는데 작년의 경우 북경에서 개최되었다.  미국  BIO가 사실 자국 바이오텍 회사들의 미국 진출을 돕기위한 일환으로 개최를 시작한 것으로 주로 다국적제약회사들과 구미의 바이오벤처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중국의 제약회사들과 바이오벤처들의 참여도 매우 활발하다.  참고로 중국에 있는 다른 파트너링 행사로 BioChina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5월에 개최된다. 이 행사는 BIO와는 관련이 없고, Mr. Greg Scot이라는 미국인이 주도하는 ChinaBio LLC 라는 회사가 주최를 하는데 중국의 제약회사들과 바이오벤처들이 주로 참여하는 행사이나 최근에는 해외제약회사, 바이오벤처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올해는 동방의 베니스라고 알려진 물의 도시 Suzhou에서 개최된다. 중국 친구들도 Suzhou를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을 정도이니 업무 뿐 아니라 구경으로도 가보고 싶은 도시이다.

BIO Asia International Conference는 2003년 미국 BIO가 바이오벤처들과 일본제약회사들과의 제휴를 촉진하고자 만든 파트너링 중심 행사로 동경의 록본기힐에 있는 최고급 호텔인 Grand Hyatt에서 매년 1월말과 2월 초에 이틀 정도로 개최되었으나 작년에는 방사선 유출로 일정과 장소가 바뀌었는데 올해부터는 다시 동경에서 하는데 일정이 4월로 늦춰졌다. 위의 BIO Convention in China가 생기기 전에는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파트너링 행사의 지위를 누렸으나 이제는 조금 시들하다.  그런 와중에 후쿠시마 원전사태까지 터졌으니……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제약회사나 바이오벤처들이라면 필자가 가장 추천하는 일정은 아래와 같다.

하반기에 시작한다면 BIO-Europe에서 최대한 많은 기업들을 만나 관심대상 기업들을 간추린 후에 과학적인 자료들을 교환하고 검토를 진행하면서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때에 개별미팅을 통해 대면회의를 하고 후속적인 협의를 하여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전후로 계약을 하여 화려하게 보도자료 배포를 하는 것이 좋다.

상반기에 시작한다면 BioEurope Spring을 첫 데뷔무대로 하여 관심있는 회사들을 간추려 내면서 시작하면된다.

이렇게 파트너링 관련 행사 참여일정을 정해 놓으면 이 일정에 맞춰서 중요한 실험일정들을 맞춰야 하므로 파트너링에 맞는 전체 실험 계획을 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의 행사들 이외에도 BIO 그리고 ebd group이 주최하는 행사들은 매우 많다. 각각의 홈페이지를 가면 매우 다양한 행사들이 있으니 파트너링을 위한 일정 계획에 참조하길 바란다.

당장 파트너링을 할 단계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의 프로젝트들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잠재적인 관심을 가진 회사들이 어떤 실험결과들을 중요시하는지 파악하는 목적에서도 파트너링 행사의 참여는 충분히 유용하다.

필자는 유럽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좋아하는데 이유는 사실 낮에 일대일미팅(one-on-one partnering meeting)업무를 마친 후에 개최되는 저녁 리셉션들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개최되는 행사들의 리셉션들이 대부분 호텔이나 박물관 정도에서 진행되는 반면, 유럽에서는 과거 군주들 혹은 성주들의 화려한 성이나 고풍스런 장소에서 진행되기에 볼만하고도 즐겁기 때문이다. 우리의 음주가무 문화와는 많이 다르지만, 훨씬더 편하게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자리들이고.. .무엇보다 행사에 따른 개회사, 축사, 기념사, 환영사 등 각종 관계자들의  “음식을 앞에 두고 하는 요식행위”들이 없어 좋다.

국내에는  Bio Korea와 Global Business Forum 이 있는데 일정이 좀 들쭉날쭉해서 해외있는 분들이 일정을 잡는데 좀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 오는 회사들의 경우 한국만을 보고 일주일 출장일정을 잡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다. 또한 일대일미팅을 연결지어주는 IT system이 IT코리아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불편하여 여전히 차라리 독자적인  IT system은 포기하고 BIO로부터 프로그램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더 좋지 않나 생각할 정도이다. 또한 두 행사의 주관부처 및 해당 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행사를 따로하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두 기관이 협력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좋은 파트너링 행사가 만들어지고 꾸준히 운영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