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다리놓기] 제2의 `제넥신` 나오려면…코스닥 퇴출 규정 바꿔야

매경 기사는 여기

우사인 볼트가 은퇴한 이후 육상 단거리 경기는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조금 멀어졌다. 우사인 볼트의 기록과 함께 악동 같은 행동들과 재미있는 승리 세리머니는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런데 만일 육상 100m 경기에서 출전 자격으로 키 190㎝ 이하라는 규정이 생겨버리면 어떻게 될까? 아쉽게도 우사인 볼트의 키는 195㎝다.

이런 유사한 사례가 얼마 전 한국 농구계에서 일어났다.

KBL에서 외국인 용병선수의 키를 2m 이하로 제한한 것이다. 아마도 외국인 용병선수의 키가 너무 크면 경기력이 압도적이어서 경기의 재미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서 였으리라. 어쨌든 그 규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기준 혹은 규정은 사회 구성원들의 수많은 행동들을 유도하고 때로는 그 시대를 규정하기도 한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바이오테크 회사들의 개발비 논쟁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발달해버린 자본시장에서 과거 패러다임에 근거한 코스닥 퇴출 규정의 유지가 문제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12년 3월 21일, 제넥신은 직전연도 매출 30억원 미만이라는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거래정지가 된 적이 있다. 파이프라인들은 차근차근 개발의 단계를 높여 가고 있었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를 위해 한독과 제휴를 하고 대규모 자본조달을 했다.

코스닥 혹은 거래소의 모든 종목들이 제조업 혹은 유통업 기반 (즉 매출기반) 회사들로 구성됐을 당시, 매출이 일정 정도 이하이고 연속 적자이면 분명 “부실기업”으로 인식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야 마땅했다. 2000년 이후 수많은 벤처들이 코스닥 시장에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특히 바이오테크들은 대부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단계인 매출 전 단계 연구개발 중심 기업이었다. 기술성평가란 제도로 매출 30억원 달성 연도를 3년 혹은 5년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기본적인 잣대는 여전히 매출 혹은 이익이라는 과거의 잣대였다.

그 기준에서 본다면 제넥신은 오히려 적자의 폭을 키워 가며 여전히 부실기업이어야 하지만, 최근 2500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대한민국 바이오텍크 대표주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투자가들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참고는 하지만 중요한 잣대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그런데 코스닥 시장의 규정은 여전히 `매출 혹은 영업이익`이 관리종목 지정 혹은 퇴출 기준의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코스닥 바이오텍들이 해외와 같이 일정 정도의 시가총액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일정 규모의 거래량을 유지 못하는 경우, 즉 그 회사들의 주식을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일정 규모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즉 시장에서의 상품성이 없는 주식이라는 것이 입증이 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한다면, 국내 바이오 회사들이 무리를 해서 핵심기술과 상관없는 사업을 영위하며 매출을 내거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비용들을 자산화할 이유가 없다. 어느 단계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할 것인가는 사실 부차적인 문제이다.

개발비 처리 논란, 개별기업들의 행위 문제가 아니고 규정의 문제로 보면 어떨까?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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